매일신문

‘대구 피아노계 대모’ 고(故) 이경희 선생 예술혼 만난다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작고예술인 재조명 시리즈’…제자 백혜선 등 출연

'대구 피아노계 대모' 로 불렸던 한국 1세대 피아니스트 고(故) 이경희 선생.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6·25 전쟁은 한국인에게 가혹한 시련을 안겼다. 그런 속에서도 예술인은 존재했고, 피란 도시가 된 대구엔 전국의 예술인이 몰려들었다. 유명 음악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중엔 '대구 피아노계의 대모'로 불렸던 이경희(1916~2004)가 있었다.

한국 1세대 피아니스트인 이경희는 이화여학교(지금은 폐교된 이화여자중학교의 전신) 출신으로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를 졸업했다. 6.25 전쟁으로 인해 대구로 피란을 오게 된 그는 전쟁 후 대구에 정착했다. 1955년 효성여대(지금의 대구가톨릭대)에 부임해 1982년 정년퇴임 때까지 후학을 양성하고 피아니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대구 음악 발전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96년 팔순기념독주회는 물론, 2000년 한 교회에서 85세의 나이로 독주회를 가지며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놓지 않았다.

2004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수많은 그의 제자들이 대구 피아노의 뿌리를 잇고 있다. 특히 제자 백혜선은 명성 높은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없는 3위를 수상한 이래 수차례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와 대구가톨릭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스승 이경희의 뒤를 잇고 있다.

작고 피아니스트 고(故) 이경희 선생을 기리는 무대가 3일 오후 7시 30분에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펼쳐진다. 대구 문화예술의 씨앗을 뿌리고 지역 문화계의 초석을 닦은 역사 속 지역 예술인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마련하는 '작고예술인 재조명 시리즈' 무대다.

이날 연주회엔 선생의 제자인 피아니스트 추승옥‧김민아‧유은숙‧이은숙‧백혜선, 추승옥의 제자 김안나, 이경희 선생의 쌍둥이 손주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정‧김현수가 무대에 올라 선생의 삶과 음악을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무대를 꾸민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 리스트의 '페트라르카의 소네토 123번', 슈만과 리스트의 '헌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관람료는 2만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053-606-6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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