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 공직사회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를 선언할 때부터 강조해온 중점 공약이 다름아닌 '시정 혁신'이기 때문이다. 시장 출마 일성으로 '시정개혁단' 출범을 약속하기도 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개혁이란 예봉에 직면할 '1순위' 공무원이 누구냐다. 홍 후보의 성격 상 칼을 뽑아들었다면 최소한 눈에 보이는 실적을 만들려고 할 가능성이 높기에 '1호만은 될 수 없다'는 공무원과 '1호'를 찾아내려는 양측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예상된다.
홍 후보는 앞서 지난 19일 출정식을 통해 "강력하게 시정을 바꿔보겠다. 대구시를 맡게 되면 제일 먼저 시정을 혁신하고 선심행정은 하지 않겠다. 시청 산하 공공기관은 통폐합해 시민 세금이 한 푼도 낭비되는 일이 없는 대구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구 공직사회는 사실상 취임 즉시 대대적으로 칼을 대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인다. 일부 공직자들은 인맥을 총동원해 '홍준표 단체장'을 앞서 경험해본 경남도청 공무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 시절 진행했던 '쇄신'에 대한 소문을 듣고 술렁이는 이들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쇄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간부급 공무원들의 동요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한 간부 공무원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을 여러 방식을 동원해 명예퇴직으로 내보냈다거나, 한 번 찍히면 임기 내내 승진도 못하고 한직으로 밀려난다는 소문이 돌면서 많이 싱숭생숭해하는 분위기"라며 "직설적인 성격의 홍 후보가 당선된다면 당장 선거 직후 업무보고부터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차라리 시청을 떠나겠다"는 '엑소더스'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다른 한 공무원은 "예전에는 빠른 승진을 위해 시청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엔 차라리 구청에 가겠다는 이들이 늘었다. 통합 인사를 하는 기술직은 그런 경향이 더 뚜렷하다"고 전했다.
행정고시 출신의 한 직원은 "이미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은 외청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고시 출신들은 그럴 수도 없어 차라리 유학을 가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어쨌든 시장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가고싶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재형 대구시 새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구청 부단체장으로 갈 수 있는 국장급 공무원 사이에서는 본청 부임을 '도살장 끌려가는 것'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긴장감이 높아져있다. '1호 희생양'이 누구일지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통폐합' 대상으로 지목된 대구시 산하기관 직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대구에는 공사·공단 4곳과 출자출연기관 14곳이 있다. 이쪽도 공직사회와 마찬가지로 홍 후보가 당선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칼을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공직사회와 달리 노동조합이 있고, 여러 기관이 지분을 나눠가진 곳도 많아 여의치 못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대구시 산하기관 한 관계자는 "대구시가 지분 전부를 가진 출자출연기관이 많지 않아서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어쨌든 1순위 공약으로 꼽은 만큼 누군가는 '시범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 긴장감이 높아진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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