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15 총선은 1인 1표제 보통선거 민주주의가 과연 국리(國利), 민복(民福), 공정(公正), 정의(正義) 같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 유지, 확장하는 정치체제인지 심각하게 회의하게 했다. 경제 파탄을 초래한 소득주도성장과 반기업 친노조 정책, 에너지 수급을 암울하게 할 수밖에 없는 탈원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초래한 대북 굴종, 조국 사태로 대변되는 공정과 상식의 파괴 등 문재인 정권의 죄과가 너무도 컸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기 때문이다.
4·15 총선 전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대중의 생각은 정반대였다. 민주당이 이렇게 막 가는데 어떻게 지지를 얻겠느냐, 미래통합당이 '막장 공천'으로 자멸(自滅)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었지만 문 정권이 워낙 'X판'을 쳐놔 그 반사이익만으로도 이길 것으로 확신했다.
결과는 잘 아는 대로다. 민주당과 그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개헌 빼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180석을 얻었다. 1인 1표제 보통선거 민주주의에서 국민의 선택은 그것이 무엇이든, 설사 민주주의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라도 '위대하고 현명한 판단'으로 떠받들어진다. 4·15 총선에서 압승한 후 민주당이 보여준 행태는 절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줬다. 국민을 '집값 고통'으로 몰아넣은 '임대차 3법'과 '공수처법'을 밀어붙였고, 힘 있고 돈 많은 사람의 범죄는 묻어 버리고 힘없고 가난한 사람은 범죄 피해를 구제받기 어렵게 하는 '검수완박'도 강행 처리했다. 4·15 총선 압승이란 국민 선택이 문 정권의 폭정을 더욱 가속화한 것이다.
이는 1인 1표제 보통선거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중이 '현민(賢民)인가 우중(愚衆)인가'라는 해묵은 질문을 다시 꺼내게 했다. 우리 국민은 4·15 총선에서 현민이었던가 우중이었던가? 냉정하게 말해 현민이었다고 하기 어렵다.
지난 대선에선 어땠을까. 민주당에 패배를 안겼지만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 5년 동안 전방위적으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정권임에도, 그리고 그 정권이 불미스러운 언행으로 인성(人性)을 의심받고, 여러 부정·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대선 후보로 냈음에도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그들 편에 선 것이다. 대한민국이 현민이 이끌어가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자신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6·1 지방선거는 우리가 현민인가 우중인가를 다시 묻는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의 연장선이다. 야당이 그렇게 만들었다.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런 만큼 반성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곧바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그것도 정치적 연고가 전혀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다. 대장동 특혜, 성남 FC 후원금 의혹 등의 수사에 대비해 불체포 특권이란 방탄복을 두르려는 속셈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가 내리 5선을 했고 대선에서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8.3%포인트 차이로 이긴 민주당의 텃밭이니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여론조사의 추이는 이 전 지사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격차가 좁혀지면서 이 전 지사가 뒤지는 조사도 나왔다. 그리고 전국 판세도 민주당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은 현민으로 돌아오는 것인가? 선거 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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