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국 보건당국 "원숭이두창 딱지 마를 때까지 접촉 X, 성관계 자제"

영국서 격리지침 공개…감염자는 8주간 콘돔 사용, 분비물 바이러스 여부는 미확인
접촉자도 필요시 3주 격리…외출할 땐 모든 병변 가려야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영국 보건당국이 자국 내 원숭이두창 감염자와 접촉자에 대한 격리지침을 공개했다. 병변이 아물고 딱지가 마를 때까지는 자가격리하고 성관계도 자제하라는 내용이다.

현지 매체 텔레그래프 등 보도에 따르면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30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고자 이런 내용의 방역 지침을 내놓고 이를 지키도록 강력히 권고했다.

보건안전청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보건당국도 이 지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영국 내 감염자는 피부 병변이 아물고 딱지가 마를 때까지 자가격리하면서 타인과의 밀접 접촉을 피해야 한다. 접촉자도 감염 여부를 평가받고, 필요하다면 3주(21일)간 격리할 수 있다.

임신한 의료종사자와 중증 면역저하자는 감염자나 감염의심자를 상대하거나 돌봐서는 안 된다.

원숭이두창 감염자나 의심자가 건강 관리를 위해 집 밖으로 이동할 때는 모든 병변을 천으로 가리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은 피해야 한다.

증상이 생기고 병변이 남은 기간에는 성관계도 자제해야 한다. 감염 이후 8주 간은 콘돔을 반드시 써야 한다. 생식기 분비물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옮는다는 증거는 아직 없으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보건당국은 성관계 관련 지침 경우 임상 증거가 나오면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보건안전청은 또 감염자가 표준적인 세척·소독법으로 의류·침구를 세탁하면 주변을 감염시킬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감염자를 관리하는 보건의료인에게 개인 보호구로 FFP3 마스크, 보호복, 눈 보호대, 장갑이다. 감염의심자를 상대할 때도 마스크, 가운, 장갑, 눈 보호대를 권고했다.

사회복지시설이나 교도소, 노숙자쉼터와 같은 시설에서는 감염자를 화장실이 딸린 별도의 방에서 지내게 할 방침이다.

보건안전청의 수석 고문이자 원숭이두창 전략 책임자인 루스 밀턴 박사는 "새 지침은 안전한 자가격리, 전파방지책 등 여러 중요한 조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염 위험은 환자와 직접 접촉할 때 가장 높아진다"며 "영국 국민 전체적으로는 감염 위험이 낮지만, 몸 어느 부분이라도 특이한 발진이나 병변이 생기면 즉시 국민보건서비스(NHS) 상담전화 111이나 지역 내 성 클리닉에 보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30일 현재 영국 내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71명 늘어 총 179명으로 집계됐다.

보건안전청은 원숭이두창 확산에 대비해 천연두 백신 '임바넥스' 2만 도스(1회 접종분) 이상 구매했다.

임바넥스는 덴마크 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백신이다. 앞서 유럽에서 천연두 백신으로 허가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원숭이두창의 예방 및 중상 완화를 위해 쓸 수 있다고 허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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