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4년 전과 정반대 선택, 민주당엔 쇄신·국힘엔 책임 요구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의 유권자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구·경북·제주를 제외한 14개 시도 광역단체장을 차지했던 상황과 반대 양상이 펼쳐진 것이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잇따른 승리로 '20년 장기 집권'을 장담했던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일자리 정책 실패와 경제, 원전, 외교에서 이념을 고집했다가 3·9 대선에서 패배했다. 대선 이후에는 '검수완박' 밀어붙이기로 '민주당 독재'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성 비위 의혹, '586 용퇴론'을 둘러싼 지도부 내홍, '이재명발' 김포공항 이전 공약 등으로 실점을 이어갔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가 이제 막 출발했다는 점에서 다소 득을 보았다고 볼 수 있다.

지방선거는 광역시장과 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시·도 의원 및 교육감 등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하지만 올해 지방선거는 '대선 후반전' 같은 인상이 강했다. 불과 80여 일 전 치러진 대선이 0.7%포인트 차로 승패가 갈린 데다 여야가 '정권교체 완성론'과 '견제론'을 선거 슬로건으로 들고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거대 양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쏟아낸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6·1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이 승리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이 패했다고 보아야 합리적일 것이다.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잘잘못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평가'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 3·9 대선과 이번 지선 패배를 통해 자신들이 민심과 얼마나 동떨어진 행보를 거듭해 왔는지 깨닫고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거대 의석으로 무엇이든 밀어붙이면 된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울러 '내 편'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생각하는 정치, 이념이 아니라 실용을 우선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국민의힘은 3·9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적 지지를 확인한 만큼 더욱 소통하고 화합하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 4년 전 지방선거를 '싹쓸이'했던 민주당이 이번에 받은 초라한 성적표는 민주당에만 던지는 국민의 회초리가 아니다. 어떤 진심, 어떤 정책으로, 어떤 나라를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국민들은 상벌을 분명히 할 것임을 정부 여당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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