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패 수습은 커녕…민주 연석회의 '친명 vs 친문' 내전

3일 국회에서 국회의원·당무위원회 연석회의서 책임론 갑론을박
홍영표 "이재명 출마가 결정적"…이수진 "당원이 요청해 놓고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무위원,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무위원,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대통령선거, 지방선거까지 내리 3연패하면서 수습책 찾기에 부심이지만 상황을 진정시키기보다는 책임론을 둘러싼 갑론을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3일 오후 국회에서 박홍근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 내외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갖고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 수습책 등 쇄신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민심을 되돌리려면 "뼈를 깎는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일부 의원이 대선 직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은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차기 지도부에서 친명(친이재명) 인사 배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재명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기 위한 친문 대 친명 간 계파 싸움 가능성이 짙다고 본다. 친문 홍영표 의원은 CBS 라디오방송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잘못된 공천을 심판한 것"이라며 "(이 의원은 대선 때 자신을 지지한) 1천614만명이 뭉쳐서 도와줄 것이라는 위험한 생각을 가졌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도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이 대선 한 달 만에 출마한 게 결정적이었다"며 "이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였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반격이라도 하듯 이수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끄집어냈다. 그는 SNS에 "최근 이틀간 언론에서, 또 여러 동료 의원이 패배 원인을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착잡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며 "이재명을 불러낸 게 누구인가, 당원들이 요청했고 당이 결정한 것"이라고 썼다. 이어 "윤석열 정부 첫 추경이 62조원이고, 소상공인 1인당 최대 1천만원을 지급했다. 우리가 여당일 때는 왜 못했는가"라며 "LH 사태에서 화산이 되어버린 부동산 문제에서 당이 무엇을 했는가. 임대차 3법, 부동산 세제 과감하게 손봐야 한다는 민심을 외면한 당사자는 민주당 국회의원들, 장관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내부에서는 지금 책임론보다 더 중요한 게 두 달 뒤 누가 당권을 쥐느냐 일 것"이라며 "이번에 당권을 장악하게 되면 22대 총선 공천권을 휘두를 수 있다. 민주당 주류가 누가 되느냐의 절체절명의 상황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박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내 4선 중진 의원 10여 명과 간담회를 했다. 차기 전당대회 준비 등 당 차원의 수습 방향을 듣고자 마련한 이 자리는 90분간 이어졌는데 전당대회까지 두 달 간 당을 수습할 비대위원장에는 유인태 전 의원 같은 원로급 인사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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