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 국지적 도발 가능성도 대비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5일 동해상으로 8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무더기로 쐈다. 올해 들어 18번째,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번째 도발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아직 한 달이 안 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도발의 빈도가 이례적이다. 이날 북한의 도발은 한미 해군이 동해상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를 동원한 연합훈련을 끝낸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능력을 과시하고, 북한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한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강화시키는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미국 및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정보 수집 및 경계 감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한미일을 더욱 자극하기 위해 준비를 마친 제7차 핵실험을 결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이미 '알려진 수순'에 불과하다. 한미일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을 것이 자명하다. 도발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말이다. 때마침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해군 2함대사령부를 찾아 제2연평해전 전적비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참배했다. 박근혜 정부 이후 무려 9년 만에 이뤄진 뒤늦은 국무총리의 행보였다.

한 총리는 천안함 46용사 추모비 방명록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그 숭고한 희생 헛되지 않도록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 튼튼하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점점 더 궁지로 몰린 북한은 도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2차 연평해전, 천안함 공격, 연평도 포격 등과 같이 '예상치 못한 장소와 시간에 예상치 못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북한의 위협과 협박에 굴하지 않을 윤석열 정부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한미일 협력을 통한 철저한 감시·정찰과 함께 북한의 기습 도발에 대한 대비와 응징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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