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취임 후 폐기 1순위 사업으로 도시철도 서대구순환선 트램(노면전차) 건설을 지목했다. 그는 "트램은 대구에 적절치 않은 교통수단이다. 잘못 설치하면 시내 전체에 교통마비가 온다"고 주장하며 트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서대구순환선 교통수단을 모노레일로 대체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도 내놨다.
서대구순환선 트램 건설사업은 권영진 대구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최근 열린 공청회를 통해 사업 추진이 확정된 바 있다. 하지만 홍 당선인의 발언 강도를 놓고 볼 때 현재로서 권 시장의 구상은 현실화되기 매우 어려워 보인다. 우리는 홍 당선인의 지적에 그 나름대로 일리가 있으며 트램이 대구 시내 교통에 악영향을 끼치리라는 그의 예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너무 성급히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일반적 관념상 트램이라 하면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운행되다가 1960년대에 사라진 구식 전차가 떠오른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트램은 차량과 인프라, 운영 면에서 과거의 노면전차와 사뭇 다른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팩트다. 교통 수요 관리, 도시재생 측면에서의 트램의 장점을 살리겠다며 국내 및 해외 여러 도시에서 관련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서대구순환선의 운행 수단으로 모노레일을 오랫동안 검토한 대구시가 왜 트램으로 결정했는지 홍 당선인 측은 깊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추진 사례와 대구의 재정 등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있어야지, 시장 바뀐다고 손바닥 뒤집듯 큰 정책을 폐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른 정책에 대해서는 홍 당선인도 "제 생각만으로 밀어붙이면 또 독불장군이라 할 것이고 인수위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트램도 예외일 수 없다. 트램이든, 모노레일이든 대구의 미래에 어떤 것이 더 합리적인 교통수단인지 충분히 따져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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