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곽상도 빈 자리' 안 채우는 국민의힘…임병헌 복당 수순?

대구 중·남구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임병헌 무소속 후보가 10일 대구 남구 대명동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중·남구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임병헌 무소속 후보가 10일 대구 남구 대명동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이 전국 47개 국회의원 지역구 조직위원장 공모를 시작한 가운데, 대구 중구남구만 공모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나 뒷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3·9 보궐선거를 통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임병헌 의원에 대한 '복당 수순'에 접어든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다른 일각에서는 복당에 대한 최고위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새 인물 선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명의로 전국 47개 국회의원 지역구 조직위원장 공개 모집했다.

국민의힘은 보통 현직 의원이 맡는 당협위원장이 공석이 되면 '조직위원장'을 임명한 뒤 해당 인사가 당원협의회를 조직, 당협위원장에 선출되는 방식으로 지역구를 관리한다. 당협위원장은 총선 때면 해당 지역구의 출마 1순위 후보자가 된다. 따라서 이번 공모는 사실상 2024년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이번에 밝힌 공모 대상 지역구에 대구 중구남구가 빠졌다. 대구 다른 지역구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 현직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애초에 공모 대상이 아니지만, 대구 중구남구는 무소속인 임병헌 의원의 지역구여서 아직 공석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의 수성구을 무소속 의원 시절에는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뒀었다. 이번에도 충분히 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공모 대상에서 아예 제외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6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명의로 낸 조직위원장 모집 공지. 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의힘이 지난 6일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명의로 낸 조직위원장 모집 공지. 국민의힘 홈페이지 갈무리

이를 두고 사실상 임 의원이 국민의힘 복당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9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은 곽상도 전 의원의 사퇴에 따른 '책임 정치'를 명분으로 무공천 및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불가 방침을 밝혔었다.

그러나 임 의원은 당선 즉시 복당을 신청했고, 대구시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통과한 뒤 현재 중앙당 최고위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동안은 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피하고자 복당을 받지 않고 있었지만, 이제는 이뤄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정치권에선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이미 중구남구의 일부 지방의원 공천에 임 의원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한 관계자는 "지금 조직위원장 공모를 해버리면 사실상 임 의원의 복당을 받지 않겠다는 시그널 아니겠느냐.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며 "공천에 불복한 것이 아니라 당의 무공천 방침에 따라 나가서 당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다른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임 의원을 복당시키려면 그냥 조직위원장 공모를 내고 당장 최고위에서 복당을 의결, 신청을 받으면 끝나는데 그러지 않고 복당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조직위원장 공모를 공지하며 "탈당자의 경우 최종 입당 허가 시에 공모 신청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조직위원장이 되려면 입당이 먼저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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