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제 태풍 몰아치는 와중에 집안싸움하는 국민의힘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분쟁 당사자는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회 설치와 우크라이나 방문, 공천 문제 등을 놓고 본인을 비판한 정 부의장을 겨냥한 메시지를 SNS를 통해 연달아 쏟아냈다.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에 이어 육모방망이 닮은 우크라이나 철퇴 사진을 올렸다. 과거 육모방망이 발언을 한 정 부의장을 겨냥한 것이다.

친윤석열계 맏형 격이자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정 부의장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자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대표를 겨냥해 "공천 혁신을 한다면서 측근인 정미경 최고위원을 분당을에 배치하는 것은 혁신도 정도도 아니고 공정과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공격했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이 달려 있는 차기 당권을 두고 이 대표와 친윤계 간 갈등이 노골화하고 있다.

집권당 대표와 5선 중진 의원 간의 설전은 부적절하다. 가중하는 경제 위기 속에서 여당이 내부 싸움에 골몰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고물가 등 악재들이 몰려오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 여기에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주름살을 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가 있다"는 말에 국민이 공감하는 와중에 여당이 집안싸움을 하는 것은 한심하다.

태풍이 몰려올 때는 모두 힘을 모아 대처하는 게 당연하다.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이 솔선수범하기는커녕 연일 당내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것은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었다. 대선에서 패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었다.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확보할 것이냐의 주도권 싸움을 계속한다면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대표와 정 부의장은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당장 멈추고, 국민의힘은 민생을 보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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