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구름 위에 올라가 있다며, 그에게 쓴소리 할 장관이나 참모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오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 윤 대통령에 대해 "지금도 내가 보기에 황홀경에 빠져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는 순간 구름 위로 올라가 버린다. 구름 위에는 항상 태양이 떠 있으니까 자기가 뭐든지 다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야 정상적인 정책을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주변에서 '그렇게 말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하는 분들이 있어야 되는데 대부분 대통령 말에 순응하는 사람들만 있고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얘기하는 장관이나 참모가 1%도 안 된다고 본다"고 짚었다.
진행자가 '그럼 한 장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보기에는 한 장관이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듣기로는 한 장관이 검사 시절에 소신에 거역되는, 수사 과정에서 상급자가 뭐라고 얘기해도 전혀 수용을 안 했다고 하더라. 그런 자세가 있다면, 이렇게 하시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동의 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장관이 앞으로 법무부 장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 본인도 별의 순간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독일 유학파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이 종종 언급한 별의 순간이란 독일어 '슈테른슈툰데'(Sternstunde)를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테른슈튠데는 '미래에 운명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정, 행동 또는 사건'을 이르는 말로, 김 전 위원장의 발언 맥락 상 주로 대권 도전이나 정치 입문을 위한 결정적 순간을 뜻했다.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라 불렸던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월에도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것"이라고 언급, 윤 대통령의 정치 참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대권 주자'가 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기 위해서는 (한 장관이) 지나치게 검사 생활에 젖었던 걸 너무 강조하지 않아야 된다"면서 "이 정부가 자꾸 정치 상황을 법률 잣대로 다루려고 하는데 국민 정서가 받아들이지 않는 걸 법률적으로 괜찮다고 해서 우기면 그 정책과 정부는 성공할 수가 없다"고 조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한 장관에 대해 '이번 인사 중 가장 신선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인물이 한 장관 외에는 별로 없다. 나머지는 과거에 우리가 다 경험해봤던 사람들"이라며 "40대 장관이 지금 한 사람밖에 없다. 가급적 우리가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국가를 경영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한 장관이 가장 신선하게 보인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한 달' 평가로는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강조하는데 지금까지 여러 인사나 내각 구성 등 모든 것이 그와 같은 목표에 합당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권 때는 민변만 갖고 많이 했는데 내가 이것을 하는 게 뭐가 나쁘냐'고 했다. 그러면 결국 똑같다는 얘기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눈이 그렇게 어둡지 않다는 걸 인식하고 국민 판단이 예리하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출퇴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질의응답을 너무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까 말에 좀 실수가 있는 것 같다. 좀 다른 표현으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걸 생각 없이 딱 뱉다 보니까 아주 직설적으로 그런 얘기가 나오니까 그게 국민 정서에 거칠게…"라며 "내가 보기에 아마 어느 시점이 지나가면 그거(질의응답) 아마 안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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