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녕, 그림책]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 外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가졸, 크뤼시포름 글·그림/ 김현아 옮김/ 한울림어린이 펴냄)

고전 동화를 기발한 상상력과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그림책. '백조 왕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고전 동화의 이야기를 가볍게 뒤집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하는 한편, 원작과는 다른 문학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예측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내용은 독자들의 궁금증과 긴장감을 자아낸다. 뭐든 뾰족하고 반듯한 형태가 아니면 인정하지 않는 도형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독자가 패러디의 재미와 전복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가장 단순한 형태인 도형으로 어쩌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고전 동화의 분위기에 풍부한 볼거리와 새로운 상상력을 더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도형이 모여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형태 감각을 익히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64쪽, 1만5천원.

◆너의 숲으로(양양 글‧그림/ 노란상상 펴냄)

여러 에세이와 소설 등에서 감각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여 온 양양 작가의 두 번째 창작 그림책이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숲'이라는 공간에 담아냈다. 실제로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기러기 아빠인 작가가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아가 어딘가에서 부모 또는 가족의 부재를 멋지게 견뎌 내고 있을 아이들을 응원하는 그림책이기도 하다.

책은 도시에서 생활하는 아빠와 시골 마을에서 사는 아이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들은 다른 환경 속에서, 서로 떨어져 살고 있다. 정해진 길을 따라 꽉 막힌 도로를 운전하는 아빠의 아침과 숲속을 여유롭게 걸어가는 아이의 아침이 대조를 이룬다. 각자가 사는 삶은 무척이나 다르지만, 서로의 일상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따스하게 위로하는 마음은 똑같다. 푸른색 중심으로 색을 절제해 쓴 수채화 그림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44쪽, 1만4천원.

◆봄의 방정식(로라 퍼디 살라스 글·미카 아처 그림/ 김난령 옮김/ 나무의말 펴냄)

'봄의 방정식'은 봄에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자연 현상을 수학 기호인 더하기, 빼기, 곱하기 등을 활용한 '방정식 시'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눈사람-추위= 물웅덩이', '따뜻함+빛= 자명종'처럼 짧은 방정식 시로 봄의 다양한 풍경을 소개한다. 크게 초봄, 봄, 늦봄으로 나뉘어 구성됐으며 각각의 상황에 맞는 봄의 현상에 상상력을 더해 보여준다.

저자는 '과학이 꽃이 왜 피고 어떻게 피는지 가르쳐 준다면, 시는 꽃 피는 모습을 보고 불꽃놀이를 떠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이 책은 현상 뒤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시의 눈으로 바라보는 데까지 나아간다. 봄의 따뜻함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그림도 매력적이다. 4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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