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옛 '금빛 내성천' 되찾고자 팔걷은 예천 '금손 주민들'

모래톱 뒤덮은 폐목·잡풀 없애자 20년 전 옛 백사장 모습 완벽 재현
복구 주민 "과거 내성천 모습 되찾아 강수욕장으로 다시 사랑 받는 곳 되길 바란다"

경북 예천 보문면 내성천 인근 주민들이 식생으로 육지화된 모래톱에 식생들을 제거하고 옛 모래강의 내성천 모습을 되찾고자 직접 복구작업에 나섰다. 복구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점차 금빛 내성천을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 예천 보문면 내성천 인근 주민들이 식생으로 육지화된 모래톱에 식생들을 제거하고 옛 모래강의 내성천 모습을 되찾고자 직접 복구작업에 나섰다. 복구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점차 금빛 내성천을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 예천을 가로지르는 내성천 인근 마을 주민들이 '금빛 내성천'을 되찾기 위해 팔걷고 나서 주목된다.

내성천 모래톱이 육지화로 인해 예전의 강수욕장 모습을 잃자 주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직접 복구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곳 내성천은 대한민국 고유의 자연 경관을 간직한 모래강으로 과거에는 금빛 모래톱과 맑은 강물의 강수욕장으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인해 모래톱이 점차 풀숲으로 뒤덮혀 옛 강수욕장의 모습을 잃기 시작했고 관광객들의 발길도 거의 끊기게 됐다.

보문면 신월리 주민 20여 명은 지난 5일부터 최근까지 인근 미호리 내성천에서 트랙터와 굴착기를 이용해 모래톱을 덮은 각종 폐목과 잡풀을 제거하고 모래톱을 평탄화 해 육지화된 모래톱을 옛 백사장의 모습으로 되돌리고자 구슬땀을 흘렸다.

복구작업이 완료된 후 이곳은 옛 내성천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모래톱을 덮은 식생이 걷히고 물 반, 모래 반의 강수욕장으로 거듭났다. 갈대숲과 잡목, 잡초 등이 말끔히 제거되면서 고운 모래가 모습을 드러냈고, 수분을 먹은 모래톱이 마르면서 다시 금빛 백사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 모습을 본 한 주민은 "평생 못 볼 줄 알았던 금빛 모래톱의 내성천을 보니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라며 "20년 전 가족들과 강수욕을 즐기던 옛 모습이 떠올라 닭살이 돋을 정도로 감동적"이라고 감탄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인근 마을 주민들도 내성천 모래톱 복구작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보문면 미호리 예천윤씨 집성촌 청년회는 오는 22일과 23일 회원들이 십시일반 내놓아 모은 후원금으로 불도저와 굴삭기를 이용해 복구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신월리, 미호리 주민들은 이곳을 찾을 관광객들을 위해 강수욕에 필요한 각종 용품들을 마련해 제공할 예정이며, 예천군과 협의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각종 부대시설 조성도 제안할 계획이다.

신월리 송재봉 이장은 "금빛 백사장이 드러나면서 아름다운 내성천 고유의 자연경관을 되찾기 시작해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금빛 내성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과거를 추억하고 처음 접하는 이들은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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