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선이 과반' TK 광역의회, 득될까 독될까

대구시의회 32석 중 18석 '초선'
경북도의회도 61석 중 34석 채워
'정치 9단' 홍준표·이철우 상대해야

9일 대구시의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당선된 대구시의회 의원들에게 지급할 배지가 정리돼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9일 대구시의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당선된 대구시의회 의원들에게 지급할 배지가 정리돼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시의회 본회의 모습. 시의회 제공
대구시의회 본회의 모습. 시의회 제공

지난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대구경북(TK) 시·도의회의 과반 이상이 초선 의원들로 채워지면서 지역 정치권의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의정활동 경험이 없는 '초보 시·도의원'들이 집행부 견제와 예산 심사 등 광역의회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반대로 특유의 신선함과 패기를 살린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9일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제8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다음 달부터 시의회에 입성할 예정인 32명의 시의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8명이 초선이다. 지역 별로 동구와 수성구, 달성군은 각각 1명씩을 제외한 모든 의석이 초선으로 채워져 비율이 높았으며, 중구·서구·남구는 초선 없이 모두 재선 이상 의원들이 선출됐다.

경북도의회 역시 정원 61석 중 과반수를 넘는 34석이 초선 도의원들로 구성됐다. 최다 선거구를 가진 포항에서 9석 중 4석이 초선에게 돌아갔으며, 다음으로 많은 구미에서는 8석 중 6석이 초선이었다. 혁신도시가 있는 김천도 3석이 모두 초선으로 채워졌다.

의정활동 경험이 없는 초보 시·도의원들이 지방권력 견제라는 임무를 얼마나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감이 나오는 지점이다. 전·현직 광역의원 상당수가 "초선 시절에는 일을 배우고 민원에 허덕이다 시간이 다 간다"고 입을 모으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김지만 시의원(북구2)은 "처음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해 보면 다르더라. 아는지 모르는지는 차이가 컸다"며 "가령 민원을 받았을 때 해결이 가능한 사안인지, 가능하다면 어디서 첫 단추를 끼워야 하는지부터가 공부 대상이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를 해본 뒤부터 조금씩 감이 오기 시작했다"고 초선 시절을 돌아봤다.

대구시의회 청사. 매일신문DB
대구시의회 청사. 매일신문DB

특히 이들의 상대가 정치판의 베테랑 중 베테랑인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라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5선 의원에 당 대표, 대선 후보를 거친 홍 당선인과 3선 의원을 지내고 재선에 성공한 이 지사는 정치 경험 측면에서 초선 지방의원들과는 아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다.

다만 어중간한 경험보다는 차라리 '초선의 패기'를 기대해봄직 하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한 전직 시의원은 "아무래도 공무원들과 오래 호흡하다 보면 '물'이 든다. 조금씩 집행부의 관행적인 시각으로 사안을 보게 되고 안될 것 같으면 색안경을 끼게 되더라"며 "그런 물이 덜 든 초선 때가 뭔가 바꿔보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초선 중 상당수는 이미 기초의회 의정활동 유경험자라는 점에서 지역 현안 파악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령 이번 대구시의원 초선 당선인 18명 중에선 무려 11명이 각자 지역구에서 구·군의원을 거쳐 올라온 경우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