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산하 공공기관 통합, 의욕적 행보에 주목한다

민선 8기 대구경북 두 수장이 산하 공공기관 통합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애초부터 공약으로 꺼내 들었다. 시정 개혁과 산하 공공기관 개혁이라는 다짐을 당선 직후 명확히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검토 등 효율적 운영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민선 7기 때부터 꺼내 든 과제를 매조지겠다는 보폭이다.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은 18곳, 경북도 산하 공공기관은 28곳이다. 산하 공공기관은 선거 후 논공행상의 창구로 전락하기도 해 매번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곳들을 스스로 정리하겠다는 것은 신선한 결단으로 읽힌다. 정치적 부채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산하 공공기관 통합은 난제 중의 난제다. 기존 조직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무가 중복되거나 운영이 비효율적인 곳은 손을 대야 마땅하다. 제 손에 피 묻혀 좋을 것 없다고 두면 시도민만 골병이 든다. 불필요하게 혈세가 새는 건 막아야 한다.

산하 공공기관 통합에 심도 있는 고민은 필수다. 어떤 조직이든 쉽게 만들어진 곳은 없기 때문이다. 돌다리도 두드린다는 자세를 주문하는 까닭이다. 물론 심사숙고도 지나치면 곤란하다. 의도와 달리 자칫 실행력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 특히 이철우 지사의 해법은 설익은 게 아니다. 4년 전 민선 7기 취임 직후부터 추진했을 뿐 아니라 전임 김관용 지사 시절부터 지적된 과제였다. 구체적인 기관명도 거론했다. 쇠뿔도 달았을 때 빼야 한다.

산하 공공기관은 시도민을 위해 효율적으로 일해 보겠다며 만든 조직이다. 낙하산 인사 여유분이 아니라는 원칙이 섰다면 좌고우면할 것 없다. 시도민만 믿고 나아가면 된다. 기계적인 조직 슬림화는 경계해야 한다. 공공성을 띤 조직마저 효율성의 잣대로 평가해선 곤란하다. 고유의 공적 기능을 무너뜨릴 수 없는 법이다. 의욕적인 행보를 주목한다. 시도민의 편에서 온당한 조직 개선이 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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