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광고는 사람을 따라간다

그 시대의 광고는 그 시대의 사람을 따라간다. Pixabay
그 시대의 광고는 그 시대의 사람을 따라간다. Pixabay

"어떻게 하면 광고를 잘 만들 수 있나요?"

강연이 끝나면 늘 이런 질문을 받는다. 나도 그 방법을 알고 싶다. 그럼 광고인으로서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 방법을 몰라서 지금도 힘들게 광고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정답은 몰라도 정답에 가까운 오답은 알고 있다. 그 정답스러운 오답을 오늘 당신과 공유하려 한다.

광고는 사람을 따라간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진리이다.

우리는 상품을 로봇에게 팔지 않는다. 심지어 강아지 사료도 강아지에게 팔지 않는다. 강아지를 키우는 주인에게 판다. 이렇듯 광고 메시지는 늘 사람을 향한다.

나는 포털 사이트에서 옛날 광고를 감상하는 걸 즐긴다. 그때의 광고를 보면 그 시절이 보이기 때문이다.

옛날 광고는 형용사를 참 많이 썼다. '우아한', '아름다운', '고풍스러운' 등의 꾸미는 말들이다.

사람들의 교육 수준이 높지 않을 때 소비자는 이 말에 속아 넘어갔다.

지금은 아니다. 더 이상 소비자는 형용사에 현혹되지 않는다. 명확한 팩트를 보고자 한다.

'잘 팔리는 상품입니다'라는 광고보다 '5분마다 1개가 판매되는 상품입니다'라고 말해줘야 한다. 형용사는 거짓말을 하지만 숫자는 명료하다.

어느 직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광고인은 특히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가장 많이 해야 할 분야가 바로 '사람 공부'이다. 결국, 상품은 사람에게 파는 것이다. 광고가 인문학적인 산업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이 무엇을 좋아할까?'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편해질까?' '사람이 어떻게 하면 웃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광고에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이 광고의 처음이자 끝이다.

사람에 집중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샘솟고 기발한 기획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 사람들은 지구가 탄생한 이래로 가장 똑똑한 인류이다.

교육 수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고 교육받는 매체 역시 우리 손바닥 위에 올려져 있다. 지금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정보와 지식을 빠르게 습득한다.

최고의 마케팅 전략은
최고의 마케팅 전략은 '사람에게 집중하기'이다. Pixabay

광고인이라는 직업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광고하려면 사람들보다 더 영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똑똑해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러니 광고를 하려면 닥치는 대로 공부하고 경험하고 느껴봐야 한다. 도서관에서 소설책에 중독되어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푹 빠져보기도 해야 한다. 배낭 가방을 메고 전국을 돌아다녀 보기도 하고 낯선 사람과의 대화도 즐겨봐야 한다.

이제는 소비자의 똑똑함을 이길 수 없으니 광고인이 지혜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좋은 광고를 만들려면 기술이 의존하지 말자. 화려한 테크닉보다 '사람'이라는 기본에 집중해보자. 그러면 어느새 당신 손끝에서 멋진 광고 아이디어가 탄생할 날이 올 것이다.

김종섭 ㈜빅아이디어연구소 소장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