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석 갈등 지나니 이번엔 ’윤핵관-윤핵관‘ 갈등

권성동, 친尹 '민들레' 반대…장제원 "이해 못 해, 누구든 오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내 최다선이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인 정진석 의원 간 볼썽사나운 설전이 사그라지기도 전에 '윤핵관 대 윤핵관' '친윤(친윤석열) 내전'이 펼쳐질 모양새다. 친윤 의원들의 모임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대표적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부적절 의견을 드러낸 것.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도록 힘을 실어준 유권자들의 정부 정국 운영과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에 보답하려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충성 경쟁에 매몰됐다는 지적과 함께 '국민의 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9일 이철규·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가칭 '민들레'(민심을 들어볼래)라는 의원 모임에 가입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자당 의원실 전체에 발송했다. 매주 1회 조찬 모임 형식으로 국정 현안에 대한 정책·정보공유와 소통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한다는 것이 해당 모임의 발족 취지이다.

모임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며 최측근으로 꼽히는 3선의 장제원 의원이 주축이 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총괄보좌역이었던 이철규 의원 등 친윤 의원 3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대통령실이나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국정운영에 관한 정책 비전과 정보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자 권 원내대표는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해당 모임 발족에 대해 "당의 공식 당정협의체가 있는데 별도로 국민의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의원모임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칫 잘못하면 계파 이야기가 나올 수 있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가 된다고 본다"며 "과거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이런 (대통령 친위) 모임이 있었는데 결국 당 분열로 이어져 정권연장 실패로 이어진 예가 많고 당의 몰락으로 가게 된 예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건 자칫하면 당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 부분은 만약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있는 모임이라면 제가 원내대표로서 앞장서서 막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모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 의원과 통화 했다며 "그래서 아마 15일 발족하기가…"라고 말끝을 흐렸다. 모임이 예고된 일정대로 출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장제원 의원은 이 같은 지적에 "당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는 말로 권 원내대표와 견해차를 보이며 비판 목소리를 일축했다.

그는 또 "권 원내대표에게도 모임이 외부로 알려지기 전, 운영방식과 취지에 대해 설명했고 저도 일원으로 참여하겠다고 얘기했는데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모든 분이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인데 '당 분열'이라고 딱지를 붙이고 '사조직'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수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여야의 많은 의원 모임이 사조직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는 '비윤'의 대표격인 이준석 대표가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뒤 민들레 모임을 "사조직"이라 비판한 것도 함께 받아친 것으로 읽힌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윤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도 주의 깊게 볼 대목"이라며 "대통령과 대화는 비공개가 통상적인데 권 원내대표는 직접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국민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표를 몰아줬는데 대통령 최측근들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보다는 누가 권력자와 더 가까운지, 누가 더 정권의 성공을 바라는지 충성 경쟁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제원 대통령 특사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UAE 아부다비 군주인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장제원 대통령 특사를 단장으로 하는 조문사절단은 오는 16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신임 UAE대통령 등 유족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 우리 국민의 애도와 조의를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