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급기야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민주당 안에 있는 보수 인사'를 뜻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은어다. 주로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대표 측근이나 친문 정치인을 비난할 때 사용한다.
어느 정당이든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는 계파 간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민주당이 지금 보여 주는 행보는 수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같은 당내 의원을 '수박'도 모자라 '모기'로 칭하고 '잡아야 잘 수 있겠다'는 발언은 한참 도를 넘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민주'와 '복지'를 당의 주요 정책으로 삼아 '국민의힘'과 차별성을 가져왔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민주주의는 비교적 안착한 반면 민주당 안에서 민주는 오히려 사라졌다고 해야 할 정도다. 게다가 복지는 여야 누구나 추구하는 정책이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은 노동, 부동산, 산업, 재벌 등 부문에서 '이슈 파이팅'을 시도했지만 '얕은 밑천'과 무조건 지지층인 '팬덤'에 눈과 귀가 멀어 역효과만 냈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일자리는 사라졌으며, 온갖 기업 규제로 투자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금 민주당은 차기 당권을 두고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선거에 잇따라 패한 원인을 후보 개인의 자질 문제와 당의 정책 문제로 구별해 분석하고 반성해야 한다. 상황이 이럼에도 반성, 공부, 개혁은 없고 오직 '상대 계파'에 선거 패배 책임을 떠넘겨 당권을 장악하려는 싸움에만 몰두한다. 그렇게 당권을 장악한들 그 지지층은 소수의 '팬덤'에 한정될 뿐이다. 근본적으로 당의 색깔과 목표를 세우고 연구를 통한 정책 승부 없이는 중도층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지금이야 '거대 의석'으로 '힘 자랑'이라도 하지만, 이런 식이면 다음 총선에서 그 힘마저 박탈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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