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착한 천사를 먼저 데려가네. 억울해서 어떡하나."
12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발인과 화장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장례식장과 화장장은 흐느끼는 유족들과 지인들의 슬픔으로 가득했다.
6명의 희생자 중 30대 여성 엄모 씨에 대한 발인이 11일 진행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나머지 희생자들의 발인이 차례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여성 피해자 남모 씨의 관이 운구 차량에 오르자 유족들은 오열하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고인의 어머니는 "행복해라"는 말을 건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다른 희생자들의 발인에서도 유족과 지인들은 통곡하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김모 변호사와 그의 사촌 형제인 김모 사무장의 발인이 동시에 진행되자 유족들은 관을 끌어안고 한참을 소리 내어 울었다. 유족들은 "보내줘야 한다"는 직원의 만류에도 관에서 손을 떼지 못했고, 운구 차량은 지인들이 유족을 겨우 달래고 나서야 떠났다.
방화 용의자가 앙심을 품고 해를 끼치려 했던 배모 변호사도 현장을 찾았다. 그는 "유족과는 아직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변호사회와 협의해 유족에게 위로를 드리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 가슴이 무거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구 차량들은 잇따라 수성구 고모동 명복공원으로 향했다. 화장장으로 들어가기 전 유족들은 관을 붙잡은 채 "나도 따라가겠다"며 통곡했다. 이어 "위에서는 제발 아프지 말고 행복해야 한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시신이 화장로에 입관하자 유족들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후에도 자리를 좀처럼 뜨지 못한 이들은 눈을 감고 애도를 이어갔다.
희생자 가족들이 모인 유족 대기실도 울음바다였다. 일부 유족은 밖으로 나가 얼굴을 감싼 채 한숨을 내쉬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1시간 40여 분의 화장이 끝난 뒤 유족들은 수골실에서 받은 유골함을 들고 버스에 승차했다. 김 변호사의 지인은 "힘든 사람을 많이 도와준 변호사였다. 친구를 잃은 마음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제 명에 살지 못하고 가는 게 너무 안타깝다. 부디 편하게 가시라"며 눈물을 훔쳤다.
대구변호사회는 13일 오후 6시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합동영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석화 대구변호사협회 회장은 "주말과 휴일에 조문을 못 하는 분들이 계실까 봐 분향소를 월요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유가족을 위한 모금은 대구변협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모금해 유족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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