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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폭등에 '전전긍긍' 바이든 '왕따'시키던 사우디로 달려간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계획을 빠르면 13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WSJ은 이날 미 정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일정에 사우디도 함께 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도 만날 예정이다.

이날 미주정상회의 참석차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 안 됐다)"이라고 답했다. 앞서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치솟는 유가에 대응해 사우디와 관계 개선을 검토 중이며 사우디를 찾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70년 이상 미국의 중동지역 핵심 우방이었던 사우디와의 관계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급속도로 경색됐다.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워싱턴포스트(WP)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의 배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우디를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최근 유가 급등으로 미국이 최대 산유국 사우디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급하게 관계 개선에 나선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등으로 중동산 원유 증산이 절실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이 지난달 24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이 지난달 24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국정 지지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날 CNN 방송은 미국 고위 관료들이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서 벗어나 양국 관계를 재설정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사우디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인권을 내세워온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관계의 쟁점이었던 언론인 암살 문제를 덮고 사우디를 찾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친바이든 의원까지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행을 비판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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