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한 '투석 혈관' 관리

여상목 대구 여상목내과 원장
여상목 대구 여상목내과 원장

지난 2015년 미국 신장데이터시스템(USRDS) 조사 결과,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의 증가율은 세계 3위였다. 우리나라의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콩팥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주로 고혈압, 당뇨, 사구체신염, 노화 등이 그 원인이다.

만성 콩팥병이 진행되면 콩팥에서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폐부종, 고혈압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른다.

만성 콩팥병의 경우 고혈압, 당뇨 등의 원인 질환을 치료하고 합병증을 치료하는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하지만 콩팥 기능이 더욱 악화되어 사구체여과율(콩팥 기능)이 15% 이하로 저하되면 말기 콩팥병으로 진행돼 콩팥 기능을 대신해 주는 신대체요법이 필요하게 된다.

신대체요법에는 혈액투석, 복막투석으로 나뉘는 '투석치료'와 '신장이식'이 있다.

그중 혈액투석 치료란 투석 기계를 통해 환자의 혈액에서 노폐물을 제거한 뒤 깨끗하게 정화된 혈액을 다시 몸 안으로 넣어주는 방식으로 말기 콩팥병 환자 4명 중 3명은 이 치료를 받고 있다.

혈액투석은 분당 200ml 이상의 혈액을 몸에서 빼내어 필터로 걸러내기 때문에 일반 말초 혈관으로는 혈액을 빼내는 것이 힘들다.

때문에 혈액 투석 치료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혈액 투석을 위한 '투석 혈관'을 만드는 것이다.

투석 혈관 조성술은 정맥혈관에 동맥혈이 흐르게 만들어 정맥 혈류를 증가시키고, 이로써 자연스럽게 정맥의 크기를 늘려 투석에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혈관 조성술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자가 혈관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동맥과 표피 정맥을 연결해 정맥의 크기를 확장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인조 혈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환자의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이 방법을 이용해 투석 혈관을 조성하게 된다.

투석 환자에게 투석 혈관은 생명줄과도 같은 셈이다.

투석 환자가 투석 혈관을 조성하고 투석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투석 혈관의 협착증과 혈전증은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혈관 관리를 잘 해야 한다.

투석 혈관이 있는 팔은 평소에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잘 때 팔을 베고 자는 등의 행동은 피해야 한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투석 시작 전에는 팔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또한 투석 혈관이 있는 팔로 혈압 측정, 채혈, 정맥주사 등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바늘을 찌르는 부위에서 박동이 느껴지거나 ▷투석 혈관 부분들이 커졌다거나 ▷팔이 심하게 붓거나 투석 후 지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바늘로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 증상이 있다면 빠른 시간 내에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투석 혈관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한 경우 혈관 성형술로 회복이 가능하다. 투석 혈관을 국소마취한 후 카테터를 삽입, 카테터를 통해 풍선 카테터 등의 시술도구를 이용해 협착된 혈관을 넓히고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이다.

혈관성형술은 시술 시간이 평균 30분 내외로 짧으며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시술 후 바로 투석치료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건강한 투석 혈관 관리를 위해 평소에 정기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전문의의 지속적인 진찰이 필요하다. 투석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조기에 발견하여 혈관 성형술을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상목 대구 여상목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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