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훌리건' 처럼회 해체요구에…우상호 "필요한 모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처럼회'같은 모임은 필요하며 다른 사람이 해체하라고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위원장은 13일 오후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원들 모임은 자발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모인 것"이라며 "해체도 그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임 결성 취지가 있을텐데 의원들이 그런 취지를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스스로 해체하는 모임도 있고 새로 만들어지는 모임도 있고 의원들 모임이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의원모임에서 계파갈등이 시작된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그러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며 "사람이 모이면 갈등이 있다고 접근하는 발상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접근인 것 같다"며 "자신들의 모임이 더 이상 존속할 필요가 없다고 보면 해산하는 것이고 좀 더 해보자 하면 활동하는 것이지 그런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다양한 모임들이 존재하면서 서로 경쟁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제가 나서서 무슨 모임을 해체하자 이럴 생각은 없다"며 "해체하자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정당 내 다양한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 강성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는 그간 검찰개혁 이슈 에서 당내서 강경론을 주도해 왔지만 대선과 지방선거 연이은 패배 이후 당 내홍에 맞닥뜨리며 최근 해체요구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과 친이재명계이자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의 '수박 논쟁'에서 시작한 갈등의 불씨가 처럼회 해체 문제로 옮겨붙은 모습이다.

처럼회 해체론은 "'수박'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한 이원욱 의원이 지난 11일 처럼회 역시 더는 모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불이 붙기 시작했다.

'수박'은 이재명 상임고문 지지자가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을 겨냥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쓰는 멸칭이다. 이원욱 의원의 공개 발언으로 시작된 해체론은 당내 일각에서 공감대를 얻으며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계파정치로 천수를 누렸던 분들이 느닷없이 계파 해체를 선언하고, 영구처럼 '계파 없다'고 하면 잘못된 계파정치가 사라지나"고 비판했다.

이어 "계파정치로 파벌정치를 계속해온 분들이 계파정치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없는 계파를 해체하라고 하면 정말 이상한 말로 들리지 않겠나"라며 "도둑이 선량한 시민에게 도둑 잡아라 소리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혁신을 위해 광화문포럼 해체 및 계파정치 종식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이 의원은 김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대선 후 의원들은 '개딸'이란 분들의 문자를 많이 받는다. 팬덤이라고 하기에는 도를 넘어선 게 많다"면서 "이재명 의원의 팬덤 중 일부 정치 훌리건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치 훌리건을 없애기 위해 나서야 할 분들이 이재명 의원과 측근 정치인지고, 그중 하나로 자리 잡은 모임이 처럼회"라면서 "그러나 처럼회 소속 그 누구도 훌리건의 행태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맞받아치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