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 실패…尹정부 첫 공모 사업 'TK 박탈감'

대형 프로젝트 충청·PK 쏠림…경남 창원에 이어 대전에 연속 고배
지역 경제계 우려와 반발 "자칫 지역 산업 경쟁력에서 밀릴 수도"

지난 2019년 10월 31일 경북 구미시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난 2019년 10월 31일 경북 구미시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스마트 국방 ICT 산업박람회'(2019 DIEX)에서 참가자들이 LIG넥스원이 개발한 드론헌터를 작동해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시가 윤석열 정부의 첫 국책 공모 사업인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에 실패하면서 지역 경제계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로 윤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기여한 데 이어 구미시민들은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으로 지방권력까지 교체했으나 첫 공모 사업부터 고배를 마시자 허탈감이 큰 분위기다.

특히 대구경북이 정부·여당의 최대 지지 기반임에도 최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PK)으로 쏠리자 반발의 목소리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구미시는 지난 13일 방위사업청의 '2022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 공모에서 탈락하고, 함께 유치 경쟁을 한 대전시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방산혁신클러스터는 국비 245억원을 투입해 국방 5대 미래 신산업(우주·반도체·인공지능·드론·로봇)과 관련된 방산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간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2020년 방산혁신클러스터 첫 공모사업에서 경남 창원시에 밀려 탈락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계와 함께 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두 번 연속 고배를 마시자 경북도와 구미시는 물론 대구상공회의소,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구미상공회의소 등 경제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전시는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 성공에 이어 국정과제에 포함된 방사청 이전까지 사실상 확정된 터라 지역 경제계는 자칫 지역 산업 경쟁력에서 밀리게 될까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구미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전은 방사청 이전도 기정사실화됐는데 방산혁신클러스터까지 가져가면서 지역에 박탈감만 안겨줬다"며 "무엇보다 공모사업에 대한 기대가 컸던 지역 협력 중소벤처기업들의 허탈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구미 유치 실패를 계기로 최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충청권에 이어 PK 등으로 쏠리는데 대한 지역민들의 박탈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부산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정과제 채택에 이어 정부 유치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말 국무총리 직속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한덕수 총리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정부와 기업이 다양한 유치 활동으로 부산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는 오는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있을 2030엑스포 유치전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며 협력하고 있다.

국정과제에 포함된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도 정부 내 공감대 형성이 수월한 상황이라 부산 경제계의 기대감도 높은 모습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정부 탄생에 대구경북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나 '가둬놓은 물고기' 신세가 재연되고 있다"며 "윤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 가량 된 시점에서 제 목소리를 낼 창구도 없이 답답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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