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댐 저수율 바닥, 수돗물 아껴 쓰는 습관으로 가뭄 극복하자

겨울부터 이어진 역대급 가뭄으로 대구 수돗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 전체 수돗물 중 평균 26.1%를 공급하는 운문댐의 12일 현재 저수율은 23.6%로 지난해 같은 날 40.8%보다 17.2%포인트 낮다. 수성구 일부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가창댐의 저수율은 29.9%에 불과하고, 북구와 동구에 물을 공급하는 공산댐도 저수율이 21.8%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날 가창댐의 저수율은 70.2%, 공산댐은 49.4%였다. 올 들어 운문댐 인근 지역의 강수량은 162.7㎜로 지난해 같은 기간(346.0㎜)의 47%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15일부터 대구 지역 1만6천800가구의 수돗물 수계를 운문댐·가창댐에서 낙동강으로 바꾼다. 앞서 5월에 이미 6만3천500가구의 수계를 운문댐·가창댐에서 낙동강으로 변경했지만 댐 저수율이 더 떨어지면서 추가로 수계를 바꾸게 된 것이다. 대구는 2017년 8월 이후 5년 만에 가뭄 대응 '심각 단계'로 지난달 분류됐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도 지난달 27일부터 '가뭄 대응 급수 대책 비상상황실' 운영에 들어갔다. 여름 장마로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구시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 급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도 수돗물 아껴 쓰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사실 도시인들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한 '가뭄'이나 '물 부족'에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가뭄이 심한 상황에서 도시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댐이 하천 유지수를 차단하거나 줄이는 바람에 작은 개천이 마르고, 토종 물고기나 다슬기가 전멸하는 등 하천 생태계가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 가뭄기임에도 도시인들이 물을 펑펑 쓰는 바람에 엉뚱한 곳에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물을 틀어 놓고 비누질하는 샤워 습관만 고쳐도 상당한 양의 물을 아낄 수 있다. 세탁 때 물양을 조금 줄이고, 세차 때 물을 뿌리기보다 물걸레로 닦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름 장마로 물을 충분히 확보할 때까지만이라도 고통을 나누어 가뭄 위기를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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