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백' 비판 여론 쏟아지자…민생특위로 '소나기 피하기'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전특위 발족…류성걸 "실질적 해법"
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맞불…우상호 "입법 조치 서두를 것"
조속히 국회 정상화해 경게 위기 돌파 위한 지혜 모아야 한다는 지적 이어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기 의장단 구성과 원 구성 협상이 늦어지면서 국회 공백이 장기화하자 입법부 무용론(無用論)이 빗발치고 있다. 금융·외환시장이 발작 수준으로 요동치고 있고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하는데도 입법부 차원의 대책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서민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데도 민의의 전당에서 정쟁만 거듭하고 있어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여야는 민생경제를 챙기기 위한 특별조직을 구성하며 소나기를 피해가는 분위기다.

먼저 여당인 국민의힘은 14일 당내에 물가민생안전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치솟는 물가로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여당으로서 물가·민생 안정에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물가민생안정특위를 정책위원회 산하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기획재정위 간사로 내정된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이 맡는다.

특위는 재선의 류 위원장과 정운천 의원, 초선의 박수영 박정하 배준영 서일준 이인선 조은희 최승재 국회의원 9명과 외부 전문가 6명 등 총 15명 규모로 꾸려졌다.

첫 회의는 오는 16일 진행한다.

권 원내대표는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직접 정부와 연락해 유류세 인하나 각종 관세율 인하에 대해 주문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입법이 필요하면 바로바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소강으로 되살아날 줄 알았던 경기가 예상하지 못한 공급망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회복세를 멈췄다"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4%로 6%대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생과 물가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분들을 위원으로 모시고 출범하는 특위인 만큼 당과 정부, 민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가능한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하고 민생 현장에 적용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단장을 맡은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우선실천단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민생 안정 대책 마련을 위한'민생우선실천단' 발족으로 맞불을 놨다. 단장은 박홍근 원내대표가 맡았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열린 발대식에서 "민생우선실천단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약속 드린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물가와 화물자동차 파업부터 시작해 종합적인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입법 조치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또 우 위원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라는 삼중고로 서민경제가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안이하다 못해 처참하다"며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된다면 작은 것이라도 성과를 내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보여주기식 조직 만들기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당장 국회를 정상화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지혜를 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이 치르지는 내후년 전까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고 여야가 너무 안일한 현실인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다간 다음 선거에서 여야 모두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당파를 떠나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