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안전한 고속도로 만들려면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 손진식 본부장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 손진식 본부장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 손진식 본부장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오랫동안 참아왔던 여행에 대한 욕구로 교통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고속도로 운전자들의 준법 운전과 세심한 운전이 요구된다.

지난 5월 고속도로 교통량은 지난해 대비 약 7% 증가해 722만 대가 늘어났으며, 고속도로에서는 본선과 갓길을 차단하는 유지관리 작업이 연간 약 1만 7천 건에 달한다.

특히 6월과 11월 사이에 전체 유지관리 작업의 60%가 집중되면서 이 기간 고속도로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이 각별히 필요하다.

고속도로 작업장 교통사고의 90%는 '전방 주시 태만'에 의한 것으로, 작업 안내 차량 등 안전시설물을 적시에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러한 사고의 대부분은 차량의 제동 없이 곧바로 충돌하기 때문에 치사율(31%)이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3배 정도 높다.

게다가 고속도로 유지보수 공사가 교통량이 적은 야간에 주로 시행되면서 운전자들도 위험 상황을 쉽게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낮 시간에 하는 공사는 많은 교통량에 의한 정체로 사고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업이 교통량에 따라 작업 시간을 선택해 시행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고속도로 작업장에서 야간 작업을 하던 작업 차량을 승용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 없이 경미한 사고로 끝날 수 있었지만 뒤따라오던 차량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던 운전자와 작업자에 2차 사고를 일으키며 두 명이 사망했다.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업장 안내표지들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도로 전광 표지(VMS), 작업장 주의 표지, 작업 안내 차량, 교통콘, 제한속도 표지판 등이다. 이런 안내 표지를 발견한다면 전방 주시와 감속을 통해 안전하게 통과해야 한다.

아울러 고속도로 작업 구간에서 운전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속도로 차단 작업(차로를 막는 공사)의 경우 통과할 수 있는 차로가 줄어들어 정체를 유발하며,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이 정체 구간에 진입할 때 안전거리 미확보, 주시 태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져 세심한 운전이 필요하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2차 사고에 신속히 대비해야 한다. 고속도로 2차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차량을 갓길로 이동 ▷신속히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 후속 차량에 위험 상황 알리기 ▷가드레일 밖 등 안전한 곳으로 탑승자 전원 대피 ▷1588-2504로 사고 신고 등이 필요하다.

또한 모든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졸음운전을 예방해야 한다. ▷수시로 실내 공기 환기 ▷두 시간 운전 시 15분 이상 휴식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 풀기 등이 필요하다.

고속도로는 일상생활에 있어 이동수단뿐만 아니라 물류의 기반이 되는 시설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유지관리도 필요하기 때문에 작업장과 이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작업장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여러 안전시설물과 안내를 늘리고 있고, 정체에 대비하고자 24시간 근무하는 상황실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사고를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작업장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운전자들이 작업 구간을 지날 땐 감속을 하고, 지·정체가 발생했을 때 비상등을 켜서 후미 추돌을 예방하는 등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모두가 안전한 고속도로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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