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이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혁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 혁신은 영어로 이노베이션을 말하는데, 그 속에는 기술, 즉 테크놀로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 혁신은 근본적으로 기술혁신이라는 의미가 밑바탕에 들어 있다. 지난 60여 년간 우리가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서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기술강국 대한민국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보면 기술이 포함된 혁신에는 당연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어 경황이 없는 중에도 한일(韓日) 역전에 관한 말들이 많이 나왔다. 지난 30여 년간 일본의 발전이 정체를 거듭하는 사이 우리가 빠른 속도로 일본을 따라잡고 있고, 이제 한국이 경제적으로 일본을 앞서는 일이 거의 눈앞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은 우리가 일본보다 훨씬 더 혁신을 잘했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기간 일본도 혁신을 위해 노력했겠지만, 혁신의 규모와 속도에서 일본이 우리에게 미치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예를 들면 열차표를 개찰하는 기계를 만드는 데 일본에서 한 대당 1억 원이 들었던 것을 혁신한 결과 8천만 원에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제작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개찰구를 아예 없애 버리는 혁신으로 일본과는 차원이 다른 혁신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학생들이 쓰는 볼펜을 잘 만든다고 자랑하는데 일본의 생각 있는 사람들은 볼펜을 보면 화를 낸다고 한다. 한국 기업이 반도체나 배터리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여 큰 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같은 시기에 일본 기업은 고작 볼펜 잘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대구도 홍준표 시장 당선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새로운 우리의 리더들은 부디 더 크고 많은 혁신에 성공해 우리나라와 우리 대구를 부강하게 만들어 주기 바란다.
그런데 혁신에는 4가지가 있다. 모두가 'P'로 시작하기 때문에 혁신의 4P라고도 한다. 제품 혁신, 공정 혁신, 포지션 혁신, 패러다임(paradigm) 혁신 등 4가지이다. 이 중에서도 우리나라 경영자들이 특히 잘한 혁신이 패러다임 혁신이다. 패러다임 혁신이란 조직이 일을 수행하는 기반을 이루는 정신적 모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이다. 과거 이건희 고 삼성전자 회장의 질 경영 선언이나 애니콜 신화 등이 패러다임 혁신의 대표 사례이다. 관리적 입장에서 보면 4가지 혁신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혁신이 패러다임 혁신이다. 정신 자세를 새롭게 다지는 데 큰 비용이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했을 때 그 효과는 엄청나게 나타난다.
대구 시민들은 그동안 극단적인 국론 분열의 한쪽에서 여러 가지로 정신적인 피로감에 젖어 있었다. 반대 진영 사람의 얼토당토않은 비난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신공항이다, 엑스포다 하면서 나랏돈 수십조 원을 끌어다 쓰려는 인근 도시의 소식을 접하면서 의기소침한 시민들도 많을 것이다. 이런 때에 대구 시민들의 생각에 대한 패러다임 혁신이 필요하다. 대구가 가장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역사인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통하여 시민 자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한강 이남에서는 우리가 최고였다. 삼남의 상권이 대구에 있었다. 민족정신의 가장 큰 자산인 독립운동의 구심점도 대구였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충분히 알려서 시민들의 사기를 높이고 시민들의 마음속에 패러다임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정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구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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