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부터 중앙도서관 어린이독서회인 벼리독서회를 담당하게 됐다. 독서회를 담당한 것도, 초등학생들과 어울리는 것도 처음이라 많이 막막했다. 당시엔 이미 고전 스테디셀러 위주로 독서회 도서 목록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책을 읽고 토론할 질문지를 만들어 아이들과 같이 풀어보는, 다소 수동적인 운영을 했다. 1년 새 독서회 운영이 손에 익은 덕분일까. 올해부터는 아이들에게 희망도서를 받고,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최신 도서를 직접 선정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지난 1월 독서회 책은 '오떡순 유튜버'로 정했다. 오뎅, 떡볶이, 순대를 엄청나게 먹는 바람에 오떡순이라는 별명을 가진 덕수는 뚱뚱한 것이 약점이다. 학교 체육대회의 이어달리기에서 덕수 때문에 우승을 놓친 것이 덕수를 더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먹는 거라면 따라올 자가 없는 덕수는 먹방 유튜버가 되어보라는 친구의 권유로 '오떡순 먹방TV'를 개설하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 맛있는 먹방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자꾸만 뚱뚱해지고 건강을 헤치는 문제가 생긴다. 이제 덕수는 자기가 좋아하는 먹방 유튜버와 나빠지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최신 어린이도서를 읽으며 현실 생활이 잘 반영된 동화책에 놀랐다. 유튜브가 유행하고, 초등학생 '크리에이터'가 많이 탄생하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녹아 있던 것이었다. '라떼는'(나때는) 동화 속 세계와 현실이 달라, 동화는 '동화'에 불과하였는데, 요즘 동화책들은 '현실고증 100%'였다.
벼리독서회 친구들과 주인공 덕수처럼 취미나 특기를 살린 나만의 유튜브 채널을 구상해보는 독후 활동을 했다. 채널명, 채널에 대한 간략한 소개, 구독자 애칭, 채널 규모 확대 방안 등에 대해 구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반려견과의 일상, 매일매일의 생활이 담긴 '일상 브이로그', 그림 그리기나 바느질하기와 같은 '예술 활동' 브이로그 등 각자 개성 있는 채널을 구상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어른이 흉내 낼 수 없는 참신함과 창의력이 돋보였다.
매달 동화책을 읽는 것은 재밌지만, 독서의 감흥을 이끌어낼 새로운 독후 활동을 준비하는 것은 매번 어렵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재밌어 하고, 형제자매나 친구들에게 벼리독서회를 소개하고 함께 올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말 거는 것조차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이제는 곧잘 '사서 선생님' 노릇을 하는 것 같다.
중앙도서관 벼리독서회는 매월 넷째주 수요일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진석타워즈(중구 동덕로 115) 704호에서 진행된다. 관심이 있는 학부모는 중앙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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