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녕, 그림책] ‘미오, 우리 미오’ 外

◆미오, 우리 미오(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요한 이예르크란스 그림·김경희 옮김/ 창비 펴냄)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동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서거 20주기를 맞아 새롭게 출간한 그림책이다. 1954년 발표된 '미오, 우리 미오'는 2002년에 한국에 처음 소개된 판타지 동화다. 입양 가정에서 외롭게 자란 보세는 맥주병에 갇힌 거인을 구해준 뒤,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된다. 그 나라의 임금님은 꿈에 그리던 아빠다. 보세는 미오 왕자가 되고 좋은 친구 윰윰도 만난다. 그러던 어느 날, 미오는 자신이 아이들을 잡아가는 사악한 기사 카토를 무찔러야 하는 운명임을 깨닫고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린드그렌 동화 중 드물게 어둡고 황폐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미오가 절망에 빠져 포기하려는 순간마다 "미오, 우리 미오" 하고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와 "언제까지나 서로를 생각하자"는 윰윰의 응원이 힘이 된다. 작가는 이러한 현실에도 작고 연약한 어린이가 씩씩하게 자신만의 용기를 발견하도록 응원한다. 208쪽, 1만800원.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마리야 이바시키나 글·그림·김지은 옮김/ 책읽는곰 펴냄)

누구나 살다 보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그림책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은 이처럼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을 나타내는 17개 국가의 71개 단어를 소개한다. 영어 '히라이스'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을, 네덜란드어 '헤젤리흐'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주는 고양감을, 독일어 '토아슈루스파니크'는 잃어버린 기회와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다.

우리말로는 한 구절 또는 한 문장으로 설명해도 모자랄 감정이나 상황을 한 단어로 만들어 일상적으로 쓰는 이들의 정서나 문화를 짐작해 보는 것도 이 책을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뜻하는 일본의 '고모레비'나 세상으로부터 숨고 싶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 찾는 곳을 가리키는 스웨덴의 '스물트론스텔레' 같은 말이 그렇다. 한국말로는 표현하기가 쉽지 않지만, 누구나 느껴봄 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이국의 언어는 묘한 위로와 감동을 준다. 48쪽, 1만5천원.

◆아빠, 잠이 도망갔어!(임수정 글·김슬기 그림/ 한울림어린이 펴냄)

모두가 잠든 밤, 거실에 불이 켜진다. "아빠, 잠이 도망갔어!/ 뭐? 잠이 도망갔다고?" 아빠와 아이는 그렇게 잠을 찾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둘은 비밀의 숲을 지나, 초콜릿 공장에 가 배도 채우고, 별나라까지 나아간다. 아이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아빠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아이에게 맞장구를 쳐 준다.

어린이 책 작가이자 그림책 스토리텔러로 활동하고 있는 임수정 작가가 '아빠, 잠이 도망갔어!'를 출간했다. 이 책은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아이와의 잠자리 실랑이 시간에 대해 다룬다. '이제 그만 자'라고 말하는 대신, 스스로 잠들 수 있을 때까지 아이 마음에 공감하며 맞장구를 치는 아빠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4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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