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건희 엄호' 동시에 '제2부속실 부활' 여론엔 촉각

최고위서도 논의…김용태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검토해달라"
공약 파기·野공세 빌미 부담도…권성동 "민주, 정치적 의도 있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관인 '깨어있는 시민 문화 체험 전시관'을 둘러본 뒤 기념품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적 활동을 지원할 제2부속실 설치 여부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김 여사를 향한 민주당의 공세에는 공동 방어전선을 유지하되, 김 여사 논란 대응을 위한 방법론에 있어서는 '여론 악화를 두고보느냐'와 '민주당에 빌미를 주느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를 보좌하는) 대통령실 차원의 체계적 지원을 뒷받침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더 이상 양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제2부속실 설치를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부속실을 안 두니 (김 여사 소식을 우회 공개하는) 팬클럽이나 김 여사 개인 회사 직원들이 부속실을 대체하는 일이 벌어진다. 차라리 깔끔하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고 제2부속실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권성동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제2부속실 설치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이라며 "자기들은 제2부속실이 있었는데 우리가 폐지 공약을 내걸고 안 만드니 자신들 뜻대로 따르라고 한다. 이것은 오히려 정치적 의도를 갖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도 "제2부속실을 부활하지 않더라도 대통령 부인의 공적 활동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 공약 파기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의 허위 이력 의혹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진 뒤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김 여사도 공적 영역에 나서지 않고 '조용한 내조'를 이어갈 것이라 선언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김 여사 논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가 끝나고 "사적 경로로 정보들이 유통되는 상황 자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제2부속실 등 형식을 논의한 건 아니고, 사적 지인이 사진을 입수해서 제일 먼저 공개하고 언론이나 공적조직은 정보가 늦는 이런 상황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한 사적 지인은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을 운영 중인 강신업 변호사를 이른 것으로 풀이됐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국민의힘은 김 여사를 향하는 민주당 공세에는 "과도한 공격"이라고 반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라디오에서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꼬투리를 안 잡는 것이 없다"며 "현직 대통령 부인이 전직 대통령 부인(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을 예방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는 장려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민주당의 질 나쁜 선동이 행해지는 것은 개탄스럽다. 비열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