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대구의료원 설립될까…부정적인 홍준표, 적자도 걸림돌

洪당선인 "의료수급 충분하면 굳이 필요없다"
시민단체, 무산 가능성에 인식 전환 촉구 비판 성명
인수위 "29일 기자회견서 입장 밝힐 것"

대구의료원 전경. 대구의료원 제공
대구의료원 전경. 대구의료원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이끄는 민선 8기 출범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대구시가 추진하던 제2대구의료원 설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당선인이 경남도지사를 지내던 지난 2013년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전력이 있어서다.

당초 대구시는 올해 내로 제2대구의료원 부지 선정 등에 관한 시민 공론화 과정을 마무리한 후 2027년 완공할 방침이었다.

시민단체들은 홍 당선인의 기존 발언을 두고 설립 무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홍 당선인은 대구시장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병원은 전부 공공의료다. 의료 수급이 충분하면 굳이 공공의료원이 필요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대구의료원이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걸림돌로 꼽힌다.

의료기관 공시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료원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 -8억1천만원 ▷2017년 -28억1천만원 ▷2018년 -8억8천만원 ▷2019년 –24억7천만원 등 4년 간 69억7천만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을 받아 44억8천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누그러지고 일상 회복이 지속되면 대구의료원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역 의료계의 의견도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역 한 2차 의료기관 관계자는 "의료수급자 등 취약 계층은 이미 낮은 본인 부담금으로 원하는 병원을 선택해 진료를 받고 있다"며 "지역 의료계의 허리 역할을 맡는 중소병원의 역할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정신 질환이 있는 확진자들의 입원을 받아주는 곳을 찾기 어려워 난감했던 적이 많았다. 그때 대구의료원에서 환자들을 받아줘 공공 의료시설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반박했다.

제2대구의료원 설립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시민단체들은 공공병원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필수 의료 분야를 제공하고 감염병에 대응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신뢰받는 공공병원을 건립하는 것이 제2 대구의료원의 핵심"이라며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공개 토론을 하거나 공론화 과정을 밟아야 하며, 밀어 붙이기식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제2 대구의료원 문제는 현재 인수위 차원에서 검토 중인 사항이며, 오는 29일 인수위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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