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개딸' 감싸고, 꼬집고…"태극기 부대라니" VS "결별해야" 갑론을박

이재명 강성 지지층 두고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해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해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개혁의 딸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층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선 패배 후 강력한 지지로 당에 새 힘을 불어넣기도 했지만, 일부 의원을 향해 거친 표현이 담긴 문자 폭탄, 팩스 테러, 대자보 게재 등 공격적 활동으로 '태극기 부대'라는 비판이 함께 나와서다.

친이재명 의원으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선 이후 민주당에 새롭게 입당한 2030 지지자인 '개딸'과 오랜 시간 우리 당을 지켜온 민주당원들이 어떻게 갑자기 국회에 난입해 폭력까지 행사했던 극우 '태극기 부대'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완전히 잘못된 비교"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20여만명이 당원으로 가입하며 민주당에 새 힘을 불어넣으려 한 것도 우리 지지자들이었다"라면서 "어려운 선거를 온라인과 거리에서 24시간 누구보다도 절박하게 함께 뛰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의원한테 후원금 내고 선거 운동 도와줄 때는 필요하니까 '민주당 당원'이고 소통할 사람이라고 하고, 나를 지지하지 않고 비판한다고 갑자기 '태극기 부대'로 둔갑시켜 결별의 대상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이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경영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한 서재헌 전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도 16일 SNS에서 "기성 정치인들은 개딸을 평가하는 것보다 개딸에 대해 사죄부터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대구시장 후보로 선거 현장에서 개혁의 딸이라고 하시는 2030 여성분들을 만났다"며 "이분들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을 절대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 본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정치인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인 본인들을 위해 정책을 잘 실행해 달라는 절박함으로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하고 계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성 정치인들이 사회적 약자나 청년을 위해 전력으로 최선을 다 했다면 이런 개딸이 직접 선거현장에 나올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친문(친문재인)계로 꼽히는 김종민 의원이 15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개딸을 극우 강성 지지층이 '태극기 부대'에 빗대며 거리를 둬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데 따른 것이다.

그는 "국민의힘이 황교안 대표 때 태극기 부대와 함께하다가 결국은 엄청난 심판을 받지 않았나"라며 "국민의힘이 잘한 게 별로 없는데, 태극기 부대·강성 유튜버들의 목소리들과 딱 선을 긋는 것을 잘해서 사실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딸'이든 '정딸'이든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언어폭력·좌표 찍기·색깔론 등 이런 배제와 타도의 행동과는 싸워서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튿날 당내 재선 의원들이 비공개 모임을 하고 개딸 등 강성 지지자들의 '팬덤 정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성 지지층이 민주당 내 여론을 좌지우지하면서 중도층 민심은 떠나가게 됐다는 자성의 목소리이다.

강병원 의원은 모임 후 브리핑에서 "언어폭력·욕설·좌표 찍기·문자 폭탄·색깔론 등을 배타적 팬덤으로 구별하고, 이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공동으로 천명한다"면서 "당 디지털 윤리 강령을 제정할 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요청하고, 당 대표 후보자들의 배타적 팬덤에 대한 입장 천명과 과감한 결별을 요구한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