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더운데 7~8월은 어떻게 견딜지 벌써 걱정입니다."
불볕더위가 본격화하면서 대구 쪽방촌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좁은 방에 선풍기를 제외하면 마땅한 냉방시설이 없는 탓에 올여름이 두렵기만 하다.
18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서구 비산동 북부정류장 인근 쪽방촌.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이날 최고 온도는 33℃를 기록했다. 쪽방촌 입구에 들어서니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복도가 나왔고, 덥고 습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복도 양옆으로는 5, 6개의 쪽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10㎡가 채 되지 않은 쪽방 내에 유일한 냉방시설은 작은 선풍기 1대뿐이었다. 그마저도 뜨거운 바람만이 불었다. 쪽방촌에서 3년째 거주 중인 A(60) 씨는 "올해는 유독 이른 더위에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쪽방에서 더위를 이기기는 늘 힘들었지만, 이번 봄은 특히 더 더웠던 것 같다. 선풍기를 틀어도 뜨거운 바람만 불어올 뿐이었다"고 했다.
이들에겐 앞으로의 더위가 더욱 걱정이다. 지난달 대구기상청이 발표한 6~8월 전망에 따르면 올 7~8월 지역의 기온은 평년보다 비슷할 확률이 30%, 높을 확률이 50%다.
쪽방촌 주민들은 벌써부터 시름이 깊다. 또 다른 쪽방촌 주민 B(50) 씨는 "지난여름은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여름도 역대급 폭염이라고 하는데, 두려운 마음마저 든다"고 하소연했다.
시민단체들은 무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쪽방촌 주민들이 머물 수 있는 임시 거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장민철 대구 쪽방상담소장은 "쪽방촌 더위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공가를 활용하는 방안"이라며 "작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대구도시공사 등에 임대주택 공가 활용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는 여름철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임시 격리 쉼터와 행복 나눔의 집 등 긴급주거시설을 마련할 방침이다.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등에게 선풍기와 얼음생수 등 냉방물품도 지원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외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무엇이 있을지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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