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은 무엇이 두려워 北 살해 공무원 진실 덮으려 하나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소각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문재인 정부의 발표대로 월북했는지 규명하는 데 더불어민주당이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당시 해양경찰청은 이 씨의 사생활과 계좌를 집중적으로 캔 뒤 사실을 부풀려 3억 원의 도박 빚으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했다고 발표했다. 이것이 "자진 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그런 지침이 사실인지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친다. 그러나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우선 과제 중에 피살 사건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먹고사는 문제가 얼마나 급한데 이게 왜 현안이냐"고 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급하니 이 씨 사건은 덮자는 소리다. 수권 정당 자격을 회의하게 하는 무책임의 극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는 국가의 제1의 책무다. 문 정권은 이를 방기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민주당이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진력하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어깃장을 놓으려 한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 5년간 펼칠 경제 정책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것이 많다. 법인세율 인하, 종합부동산세 과세 범위 축소, 주식 양도소득세 사실상 폐지, 규제완화, 재정준칙 도입, 주52시간제 보완 등이 그렇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인세율 인하 등에 대해 "재벌 편향, 부자 감세"라며 벌써부터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진실 규명을 위한 대통령기록물 자료 열람도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문 정권은 이 씨 피살과 관련된 자료를 모두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15년간 봉인해 버렸다. 공개하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민주당이 협조해야 가능하다.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영장을 통해 열람하는 방법도 있지만 소송이 길어지면 진실 규명이 늦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은 월북이 맞다면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해서 '월북'임을 입증하면 된다. 공개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은 문 정권이 월북을 조작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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