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만큼 '지역적' 성격이 강한 것도 드물다. 서울의 주거 여건과 지방, 그것도 수도권에서 한참 떨어져 소외 지역으로 불리는 곳의 주거 여건을 평면적으로 비교·분석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공화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중앙정부는 권한을 움켜쥔 채 지방을 희생양으로 삼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토부의 주거정책심의위가 이번 주 열릴 전망이다.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를 다룰 예정이어서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모은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물가는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전국 17개 시·도 모두 조정대상지역 해제 요건을 갖추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자칫 섣부른 조정지역 해제가 다시 집값 폭등을 부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될 만도 하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지역적 상황을 면밀히 따져서 조정지역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단순히 타 시·도와의 형평성, 풍선효과 우려 등을 이유로 일방적 규제를 계속 강요하는 것은 지방 탄압이나 다름없다. 올해 2~5월 지역별 집값 변동률을 보면, 경기·인천·충남·대전이 약한 하락세를 보였고, 나머지 시·도는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에 대구와 세종은 마이너스 1.33% 및 1.63%의 폭락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주택시장이 더 얼어붙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던 2020년 12월 주택 거래량은 8천4건이었으나 올해 3월엔 1천457건에 그쳤다.
1~4월 아파트 평균 청약률도 0.6대 1에 불과했다.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역시 지난해 11월 0.05%에서 12월 -0.02%로 하락 전환한 뒤 올해 1월 -0.20%, 2월 -0.31%, 3월 -0.49%, 4월 -0.58%, 5월 -0.69%로 하락 폭이 확대되었다. 게다가 대구는 지난해 11월 3주 이후 6월 2주까지 32주 연속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고, 미분양 또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더 이상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 둘 아무런 합리적 이유가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의 합당한 결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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