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병역 특례, 포퓰리즘 장단에 흔들려서야

최근 K팝의 중흥을 이끈 주역인 그룹 BTS가 휴식과 함께 솔로 활동을 선언했다. 성장을 위한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7명의 멤버 중 현역병 입영 대상자들의 군 복무 문제도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거취를 논의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특례를 명확히 하겠다고 했지만 속내는 BTS 활동 지원으로 읽혔다.

병역법 개정안은 지난해 발의 후 답보 상태다. 국제 콩쿠르대회 입상 등 순수예술에 국한된 병역 특례를 대중문화예술로 확장하자는 논의였다.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의 병역 특례는 마땅하다는 논리였다. 국위선양이라는 측면에서는 일견 타당해 보였다. 다만 정치권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오염도가 진해졌다. BTS 멤버들의 입대를 앞두고 병역 특례 논의가 활발했던 탓이다. 멤버 7명의 완전체가 아니면 BTS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논리도 어색했다. 포퓰리즘에 응답한 정치권의 관심 끌기로 해석됐던 까닭이다.

일각에서 병역 특례를 저울질하는 근본 이유는 불이익을 감수한다는 심리 때문이다. 군대에 가면서 생기는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이전에도 수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군 복무를 충실히 이행한 바 있다. 외려 제대 이후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더구나 BTS 멤버들은 병역 특례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적도 없다. 외려 병역을 마치겠다고 숱하게 공언했다. 자칫 BTS가 군 면제를 대가로 정치권과 밀고 당기기를 한다는 오해마저 부를 수 있다.

병역 특례 논란은 오래전부터 반복됐다. 병역의 근간은 공정이어야 한다는 게 우리 사회의 불문율이다. 급작스러운 병역 면제 논의가 또다시 나와서는 곤란하다. 포퓰리즘에 흔들리는 병역이면 누가 수긍하겠는가. 병역 특례가 합법적 병역 기피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참에 병역 특례를 없애는 것도 고민해 봄 직하다. 재능을 군 복무 중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군의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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