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사람'이길 원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꾸준히 근황을 알리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이어 인스타그램까지 재개했는데 '퇴임 전 소망'과 괴리감 있는 모습에 정치권 해석이 분분하다.
19일 오후 문 전 대통령은 인스타그램에 '올해의 첫 수확은 상추'라는 글과 함께 사진 두 장을 올렸다. 사진 속 문 전 대통령은 직접 수확한 상추를 바구니에 담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고, 텃밭에서 상추 잎을 따는 모습이다. 지난 5월 9일 게재된 퇴임 연설문 이후 처음이다.
다른 게시물에는 "토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마성의 귀여움"이라는 글과 함께 문 전 대통령과 반려견 토리가 같이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지난 9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희교 광운대 교수의 '짱깨주의의 탄생'을 추천했고, 마을 주민과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 서재를 정리하는 모습, 주말에 성당 미사를 가거나 사저 인근 냉면집 방문 등의 일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15일에도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며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는 글을 올려 사저 주변에서 벌어지는 보수단체 집회에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에 정치권의 시선은 각양각색이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서 "잊혀질까 두려워 매일 이다시피 SNS를 올린 문 전 대통령. 세상에서 제일 슬픈 게 '잊혀진 남자'라고 생각했나 보다"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일상 소통의 모습을 띠었지만 사실은 '정치적 메시지'"라며 "이제 비명(친이재명의 반대)으로 묶이게 될 친문(친문재인) 정치인들의 구심점과 정치적 상징이 없는 터라 별 수 없이 역할을 감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전 대통령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짱깨주의의 탄생'을 추천하며 "언론의 눈이 아닌 스스로 판단하는 눈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고 한 점, 지방선거 직전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혹시 쓸 데가 있을지 모르니 사진을 찍자"고 말한 점 등이 근거다.
반대로 야권에서는 '잊히고 싶다'는 말이 '은둔'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 한 인사는 "4월 말 청와대 녹지원에서 가진 마지막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설명했듯 대통령 문재인, 정치인 문재인으로 잊히겠다는 의미"라면서 "'전직 대통령'이 잊혀지고 싶다고 어떻게 잊히겠느냐. 최근 SNS에 올리는 내용은 일상 이야기이다. '인간 문재인'이 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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