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요즘 지역의 화두는 단연 변화와 혁신이다. 대구·경북 민선 8기 수장들도 '개혁'과 '상상력'을 강조하며 지방시대를 주도하는 대구·경북으로 만들겠노라 천명하고 있다. 최근 경북도의 '지방시대 주도 준비위원회' 발족과 투자 유치 100조 목표 선언은 지역 재도약의 물실호기(勿失好機: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아니함)를 도정에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그 방향성에 동의한다.
관건은 창의성과 실행력에 있다. 세계적인 선구자들의 사례와 연구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창의성이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꾸준한 학습과 체험, 깊은 고민 끝에 비로소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신기원을 연 창의와 혁신의 아이콘, 고 스티브 잡스. 그는 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들은 것들을 바탕으로 사색하여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가 남긴 말이다. "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창의성이란 사물들을 연결하는 능력이다) 이미 별개로 존재하고 있던 것들을 새로운 상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 곧 창조라는 의미이다.
우리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현장을 누비고 있는 사람들이 쌓아 올린 학습과 경험치야말로 집단 창의성의 근본이다. 시·도정은 최대한 많은 분들을 대구·경북이 바라는 상상과 창의의 세계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래서 앞다투어 참여하고 서로 격려하여 개인들이 찾아낸 아이디어와 해결 방안들을 아낌없이 제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수많은 지식과 성과들을 거미줄 망처럼 연결하는 작업, 필자는 이러한 '초연결'(超連結)이야말로 혁신성장의 첫 번째 요소라고 생각한다.
시·도정은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중간 점검하여 집단지성을 이룰 수 있게 새로운 방향성과 인적·물적 자원들을 연결하는 데 노력해 주길 바란다. 혹시 연결성이 떨어져 각 주체들이 '제 팔 제 흔들기' 식이 되지 않았는지 되새겨 보았으면 싶다. 공간 연계성 측면에서는 대구와 도청 신도시, 포항항과 통합신공항은 다시 한번 살펴볼 중요한 키포인트다. 50년 후를 내다볼 때 현재의 국가 계획에 맞춘 지역 교통·물류 계획이 적절한 건지, 시대의 변화에 맞도록 국토 활용 대개조 차원에서 국가 계획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구, 안동, 구미, 경산, 포항 등 주요 신산업 거점들과 북부, 남부 지역의 역사·문화·자연 자원들을 입체적으로 직연결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엮어 디지털 플랫폼으로 구현하면 좋겠다. 더욱이 초고속 디지털 정보화의 가속으로 '초연결'을 통한 네트워크화 자체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요소, 혁신 실행은 초속도(超速度)로 일어나야 한다. 지역 간 경쟁 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머뭇거림은 낙오를 초래할 뿐이다. 더 빨리 판단하고 더 빨리 움직이는 자가 이기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투자 유치는 속도전이다. 모든 지역이 기업 성장과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투자 기업들에 제시할 수 있는 대구·경북만의 상품 메뉴를 신속하게 개발해야 한다. 인프라와 지리적 이점을 갖춘 수도권 등 잘나가는 지역들도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끌어가기 위해 공동 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지방의 권한이 강화될수록 혁신과 변화의 속도는 중요하다. 정부에서 지역 대학 육성 권한을 대폭 지방정부에 이양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예비타당성제도 등 20년 이상 된 제도들을 수술한다고 하는데 대구·경북에서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정책 콘텐츠와 체계를 갖추어 두기를 바란다. 교육, 사회복지, 재정,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시대에 뒤떨어진 공공서비스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공무원부터, 그리고 지역의 대학과 연구기관들, 지역 기업들 모두 자기 혁신의 자세를 가졌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세 번째는 '초신뢰'(超信賴)의 지역사회 만들기다. 서로 헐뜯고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는 정치문화의 폐습이 지역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고, 과감하게 개혁하기를 바란다. 새로운 대구·경북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신뢰와 격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내세울 만한 일도 안 하고 '자뻑'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창의로 국가적 성취를 이룬 대구·경북인의 자긍심에 흠뻑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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