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자체 운영 각종 위원회, 필요성 따져 정리해야

윤석열 정부가 부처 소속 각종 위원회에 대한 수술에 들어갔다고 한다. 위원들이 혈세를 쓰면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실과 행정안전부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유명무실하거나 부실한 위원회를 대거 통폐합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행정기관 위원회만 622개라고 한다. 임명된 위원들의 숫자만 중복된 숫자를 합쳐 1만 명이 넘는다.

대구시, 경북도를 비롯한 대구경북 시·군·구도 마찬가지다. 대구시는 199개, 경북도도 195개의 위원회가 있다. 인구 60만 명의 거대 자치구인 대구 달서구도 114개라고 한다. '위원회 공화국'이라 불릴 만하다. 관련 법령과 조례 등에 따라 구성된다지만 각종 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몇 년 동안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위원회가 숱하다. 행정안전부도 지난달 각 지자체에 최근 3년간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위원회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자체는 일부 위원들이 여러 위원회에 중복되기도 한다.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위원회는 집단지성의 힘을 신뢰하기에 구성하는 것이다. 집행부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원회 설치 효과가 미미한 곳들도 보인다. 집행부가 결정한 것에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위원회라는 비판도 나온다. 설상가상 위원회를 비판의 방패막이로 삼는 경우도 있다. 어쩌다 한두 번 열려 말 몇 마디 듣고 끝내는 위원회라면 과감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민선 8기 시대가 다음 달부터 새롭게 닻을 올린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는 산하 공공기관의 효율적 운영을 공언한 상태다. 각종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도 점검의 도마에 올려야 할 것이다. 세 모으기 용도로 잉태된 위원회가 명패만 박아놓고 있다면 머뭇거릴 이유는 없다. 심의를 거쳤으므로 문제없다는 식의 절차적 근거로 위원회를 활용하는 것도 청산돼야 할 적폐다. 위원회 구성이 곧 민주적이라는 발상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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