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의 감정은 안녕하신가요?
감성지능(EI)과 감정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인간의 감정은 생존과 직결돼 있으며, 자신의 감정을 알아채고 그 감정이 뭔지 아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오늘날 많은 병의 원인이 스트레스에 있다는 사실과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우리가 감정이 보내는 신호를 잘 알아채고,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에 소홀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조절되지 못한 감정이 야기한 문제가 사회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때, 매일 경험하고 다뤄나가는 감정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 모호한 감정에 이름을 붙여 감정의 소용돌이에 대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동굴 입구에 서면 누구나 무섭고 겁이 나기 마련입니다. 어두컴컴한 동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동굴이 얼마나 깊은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동굴 안에 빛을 환히 비춰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된다면 무서운 마음은 점차 편안해집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나는 상황에서 막연히 '짜증나', '기분 나빠'라고만 생각하면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어떤 감정들이 쌓여서 화가 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고 깨닫게 되면 화나는 마음이 점차 안정됩니다.
'감정 어휘'(유선경 지음)의 저자는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정확한 어휘로 표현만 해도 심리·소통·관계 등 수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이야기하면서 감정에 알맞은 어휘를 붙일 것을 강조합니다. 나의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함으로써 다소 모호할 수 있는 감정을 선명하게 밝힐 수 있다는 것이죠.
어쩌면 지금껏 우리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내 감정은 가슴 깊숙이 파묻고 지내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에는 필연적으로 감정이 동반되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감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해 가슴 속에 묻어 뒀던 수많은 감정을 꺼내 면밀히 살펴보고 세심한 어휘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감정이야말로 내가 갈 길을 알려주는 실마리'이기 때문에 내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인정하고 세세하게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사회성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 다양한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면, 성장하며 만나는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리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이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주고받는 경험을 쌓아 가면서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감정표현은 잘 다듬을수록 빛이 납니다. 풍성한 어휘들로 내 감정을 돌본다면 감정표현은 성격이 되고 인격으로 완성돼 우리를 품격 있는 삶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인생을 살아가는 밑거름
감정(emotion)은 멀리(away)를 뜻하는 'e'와 행위를 뜻하는 'motion'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감정과 행동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감정이 보내는 신호에 따라 행동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서 감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돌발 행동을 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내 감정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 감정조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 조절'(권혜경 지음)의 저자인 정신분석가이자 심리치료사인 권혜경 박사는 누구나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마음이 편안한 사람은 그릇이 커서 웬만한 감정은 다 담아내는 반면, 트라우마 환자 또는 감정조절이 안 되는 사람은 그릇이 작아 감정이 넘치게 된다는 것이죠.
저자는 다양한 감정 조절 방법을 제안하면서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행동양식이 다른 까닭을 과거 경험 및 감정 조절 능력에 따른 개별 반응의 차이로 설명합니다. 특히 자녀의 생후 24개월까지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부모가 아이들의 '마술거울'이 될 것을 제안합니다. 아이들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비추지 않고 조건 없이 아껴줄 때 아이의 자존감이 형성되고, 훗날 상처를 입거나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스스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히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도 위로할 줄 알게 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반응을 하게 됩니다. 감정조절은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사회 전체를 인간 답게 지켜나가는 핵심 열쇠인 셈이죠.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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