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22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대합실 TV에 원숭이두창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방역 조치와 감시·대응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2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정부는 원숭이두창 위기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2일 "21일 독일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의심 증상을 보인 30대 내국인 A씨가 원숭이두창 확진자로 판정됐다"며 "환자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며, 해열제 처방 등 대증요법 중심으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부터 두통 증상이 있었고, 입국 당시에는 미열, 무력증(허약감) 및 피부 병변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확진자는 인천공항 입국 후 스스로 방역 당국에 증상이 있다고 신고했고, 공항 검역소와 중앙 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 환자(의심자)로 분류됐다. 이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고, 지금까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같은 날 부산의 한 병원에서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로 신고된 외국인 B씨는 수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A씨가 탑승한 비행기 인접 좌석 승객에 대해서는 능동 감시를 하기로 했다. 관할 보건소는 능동 감시자에 대해 하루 2회 정도 증상을 모니터링한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추가 유입에 대비해 검역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백신 접종 계획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원숭이두창 발생이 빈발하는 국가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입국 시 발열 기준 등을 강화하겠다"며 "확진자와의 접촉 강도가 중위험이나 고위험에 속하는 경우 비축해 놓은 2세대 백신을 활용, 본인 동의 하에 최종 노출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긴 만큼 의심 환자 발생 시 의료기관의 신속한 신고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에 안내문, 영상을 배포하는 등 확진자 대응을 위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42개국 2천103건이며, 사망 사례는 나이지리아에서 1건이 보고됐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의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기관의 협조가 중요하다"며 "발생 국가를 방문하는경우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21일 이내 증상이 발생하면 콜센터로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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