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조정대상지역에서 대구 해제할 당위성 차고 넘친다

국토교통부가 이달 말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대구 등 전국의 조정대상지역 112곳과 투기과열지구 49곳에 대한 조정 방안을 확정 짓겠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미분양 급증과 주택 거래 절벽 등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것은 물론 지역 경기의 동반 침체를 겪고 있는 대구로서는 조정대상지역 해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대구는 수도권과 달리 주택 공급이 충분한 상태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미분양 증가, 거래량 급감 등 주택시장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는 미분양 물량이 4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6천827가구나 된다. 2020년 12월 8천4건이던 대구의 월간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천677건, 지난 3월엔 1천457건으로 급감했다. 올해 1~4월 평균 청약률은 0.6대 1에 그쳤다.

조정대상지역에서 대구를 해제할 지표들은 충분하다. 주택 보급률만 제외하고 주택 가격 상승률, 2개월간 해당 지역 평균 청약률, 전년도 대비 3개월간 분양권 거래량이 지정 기준 이하다. 대구시가 6차례나 국토부에 지정 해제를 건의한 것도 이런 근거에서였다.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과열될 우려가 있는 곳을 지정, 규제하는 것이 조정대상지역 선정 취지인 것을 고려하면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할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하는 데 따른 부작용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대구는 주택 공급량이 많은 데다 고금리 현상까지 겹쳐 투기 바람이 일 우려가 없다. 대구를 시범적으로 지정 해제해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다른 시도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정부는 검토할 만하다.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시장 안정이다. 투기는 잡고 거래를 돕는 게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 위주의 일방적 정책이 아닌 지역 여건과 특성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조정 해제 요건을 충족하는 만큼 정부가 대구를 조정대상지역에서 신속하게 해제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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