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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자진월북' 결과 뒤집은 해경, 감사원 '감사' 착수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2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해경청에서 2020년 9월 발생한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이 2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해경청에서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양경찰청장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 공식 사과한 가운데, 감사원이 해양경찰청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22일 오전 9시쯤 해양경찰을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 측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 해양경찰청사에 감사장을 설치했다. 이들은 해당 사건과 관련 당시 해경의 수사 절차, 업무처리의 적법성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감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테스크 포스(TF)'가 해양경찰청을 방문해 진상규명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당시 해경이 근거로 제시한 자진월북 판단의 근거는 ▷어업지도선에 남겨진 슬리퍼 ▷구명조끼 ▷부유물 ▷도박 빚 ▷조류의 방향 ▷정신적 공황상태 등이다. 하태경 TF 위원장 "이들 모두 자진 월북임을 확실시 하는 증거로 삼기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봉훈 해경경찰청 총장은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해경의 수사 결과 발표로 많은 혼선을 일으킨 것에 대해 청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다시 한번 유가족분들께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국민의힘
22일 오후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 등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해양경찰청에서 해경청 지휘부와 면담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인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가 지난 2020년 9월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있다 실종된 후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다. 이후 북한군은 이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사건 발생 직후 9일 뒤 중간 수사 결과를 통해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했으나, 2년여만에 결론을 뒤집었다. 해경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한 결과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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