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징계 결정을 다음 달로 미루면서 24일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경찰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며 윤리위를 견제하고 나섰지만, 이 대표의 징계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인사도 적지 않았다.
특히 그간 이 대표를 향한 직격을 자제하던 장제원 의원이 24일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이 대표를 공개 저격, 윤리위 징계 상황과 맞물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파상공세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불리는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리위가 어떤 조사도 없이 징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선언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권 경쟁을 두고 어떤 모르는 세력이 윤리위를 흔드는 것 아니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는 말로 윤핵관을 에둘러 공격했다.
여기에 이 대표가 주도하는 당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게 된 조해진 의원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를 통해 "확실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징계하게 되면 정치적 파장이나 법적인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엄호했다.
이어 "성 상납 의혹 자체가 경찰 단계에서도 아직 사실이 안 밝혀진 상황에서 윤리위가 후속 행위인 증거인멸 의혹을 품고 징계를 한다는 것. 특히 만약에 그 징계가 당 대표까지 이어진다면 당 대표를 징계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난 대선 때 선대본부에서 활동한 윤희석 전 대변인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에게 최소 '경고' 이상 징계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견해를 밝히며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윤리위가 내달 7일로 결정을 미룬 것을 두고도 "그만큼 신중하게 절차를 밟았다는 인상을 국민께 드려야 윤리위가 지금 하는 일에 정당성을 획득하지 않을까"라며 "그냥 징계로 가면 '중간에 왜 소명도 안 들었냐'는 반발이 있을 수 있어 '절차상 하자를 치유하고 할 것을 다 하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장제원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기 때문에 집권여당 지위가 부여된 것'이라는 취지로 지적하며 "앞으로 1년이 얼마나 엄중한데 이런 식으로 당이 뭐 하는 것인가. 대통령이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나.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직접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표를 성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와 최고위에서 갈등을 빚는 당사자가 배현진 최고위원이라는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배 최고위원은 2018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시키며 친홍(친홍준표) 정치인으로 불렸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으면서 친윤(친윤석열) 의원으로 분류된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준석 배현진 신경전에…장제원 '대통령 돕는 정당 맞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디코이(decoy·사냥감 유인용 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하네요"라고 비아냥댔다.
이 대표가 언급한 '디코이'는 자신과 충돌한 배 최고위원을, '직접 쏘는' 주체는 장 의원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글에서 "다음 주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간장'을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줄임말로 본다. 이 대표가 앞으로 자신을 향한 안·장 의원 두 사람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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