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가가 정상으로 돌아간 사실 확인시켜 준 백선엽 장군 추모식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을 기리는 추모식이 25일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많은 8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 인파가 급증한 것과 함께 추모식 자체도 작년 문재인 정부 때와 달라졌다. 지난해 추모식은 정부와 군의 무관심 속에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자리를 만드는 데 그쳤다. 올해 추모식에는 군에서 처음으로 군악대와 의장병 등을 지원했고, 조화도 보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국회의원 등도 추모식에 참여했다.

구국 영웅인 백 장군에 대해 문 정부 인사들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복무 기록을 부각하며 그를 '독립군 토벌 친일파'로 폄훼·매도했다. 2020년 7월 백 장군이 별세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조문을 하지 않았고 영결식에도 불참했다.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조차 내지 않았다. 일부 단체는 안장식 때 반대 집회까지 했다. 보훈처는 지난 2월 백 장군 묘의 안내 표지판을 철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백 장군 빈소와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고, 혈맹인 미국 백악관과 군 등은 각별한 애도를 표시했다.

백 장군은 1950년 8월 낙동강 전선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로 꼽히는 다부동 전투에서 1사단장으로 병사들을 지휘했다. 백 장군은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고 말하며 북한 인민군이 점령한 고지로 돌격해 낙동강 전선 방어에 성공했다. 다부동 전투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고 나라를 살리는 반격의 시발점이 됐다. 백 장군이 별세했을 때 그의 관 위에는 다부동 등 8대 격전지에서 모은 흙이 뿌려졌다. 백 장군을 상징하는 다부동에서 열린 올해 그의 추모식은 이제야 국가가 정상(正常)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린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고마워하는 것이 정상 국가라 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뀌자 달라진 백 장군 추모식을 보며 국가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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