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장애인 등 약자 상대 범죄 반복 막으려면

일부 장애인 시설의 비윤리적 운영이 범법 행위로 드러나 여론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의사 표시에 미숙한 장애인의 약점을 노린 행태였기에 비난의 강도가 센 것이다. 지난 4월 본지에 보도된 경북 안동의 한 장애인 거주 시설 인권 유린 행위 등도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직업재활 근로 장애인의 임금을 횡령한 혐의로 이곳의 전 원장을 구속했다. 아직은 혐의 단계로 법정의 판결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근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현장을 잘 알고 있는 내부고발자 보호 등에도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속울음을 삼켰을 장애인들의 고초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운영 단체를 막론하고 일부 장애인 시설의 일탈은 심심찮게 터져 나온다. 비인간적 대처는 여러 곳에서 드러난 바 있다. 악행은 사소한 데서 시작한다. 작은 폭력도 만성이 되면 구성원들이 잘못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한 번 감은 눈의 신경은 둔화되고 마비되기 마련이다. 장애인들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의사를 제대로 전하기 어렵다는 게 측은의 감정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안동의 경우 행정 당국이 매년 점검을 해 왔다지만 매번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보다 못한 일부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살됐다고 한다. 결국 내부고발자의 학대 행위 영상이 있었기에 만행이 공개될 수 있었다. 그들의 용기 덕분이다. 장애인 시설 비리는 내부인의 조력 없이는 알 수 없는 구조였다.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이유다.

영유아, 장애인 등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는 보다 엄하게 다뤄야 한다. 보호자의 무한 신뢰를 거스른 작태이기 때문이다. 형량과 자격 제한을 강화해 공동체적 신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감독해야 할 행정 당국도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적극적이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적발과 단속보다 예방이 훨씬 좋은 방책임은 분명하다. 후진적 인권 유린 행태가 반복되지 않게끔 안전망을 갖추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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