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순국선열이 탄식" 보훈처, '비리의혹' 광복회에 고강도 감사

장호권 광복회장이 10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이 참석해 열린 제96주년 6·10만세운동 기념식에서 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왼쪽은 라종일 6.10만세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연합뉴스
장호권 광복회장이 10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이 참석해 열린 제96주년 6·10만세운동 기념식에서 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왼쪽은 라종일 6.10만세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연합뉴스

김원웅 전 회장의 비리 의혹 등으로 내홍을 겪은 광복회가 고강도 감사를 받는다.

국가보훈처는 광복회의 수익사업, 보조금, 단체 운영 전반에 대해 이달 중 예비조사를 시작으로 고강도 감사에 착수한다고 26일 밝혔다.

감사 대상은 광복회가 감사를 요청했던 수익사업, 보조금, 단체운영에 대한 회계 부정, 권한 남용 등 각종 비리까지 모두 포함됐다.

앞서 지난 2월 보훈처는 특정감사를 통해 광복회가 국회에 차린 카페 '헤리티지 815'의 수익금 부당 사용 등을 확인해 수익사업을 취소하고 관련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금전 비위와 불공정 운영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어져 전반적인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광복회에 대한 외부 회계감사 결과 관련 자료 부실 등을 이유로 '의견 거절'이 표명됐다. 이는 자료 부족, 피감사대상 기관의 불협조 등으로 재무제표 구성 요소에 대한 정확성을 확인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때 표명하는 회계감사 의견이다.

아울러 전임 회장 취임 이후 발생한 '부외부채'(회계장부에 계상되지 않은 부채)의 존재 가능성마저 인지된 상황이다.

광복회는 불법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에 휩싸인 김원웅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지난 5월 보궐선거를 거쳐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권 선생을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보궐선거 때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신임 회장을 포함한 당시 다른 후보들이 결선 투표에서 서로 표를 몰아주기로 하고 선거 후 적당한 직책을 의논하기로 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지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작금의 혼탁한 광복회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께서 크게 탄식할 일이고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이라면 회초리를 꺼내 들었을 것"이라며 "일전 불퇴의 각오로 광복회 전반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감사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시는 애국과 독립의 상징인 광복회가 몇몇의 비리로 인해 독립정신이 폄훼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으며, 진정한 독립과 광복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통합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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