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野 면담 "기록 공개 안하면 文 고발"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유족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국회 민주당 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유족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2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국회 민주당 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 유족 측이 27일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적 등과 관련한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요구했다.

이 씨의 친형 이래진 씨와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 측은 2020년 9월 22일 피살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해경·해양수산부가 주고받은 보고·지시 관련 서류, 9월 23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록, 해경에 월북 수사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을 받는 청와대 행정관의 이름이 포함된 자료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7월 4일까지 기록물 공개를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거나, 7월 13일까지 국회 의결이 되지 않을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고발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구조하지 않았으면 직무유기, 그냥 방치하라고 지시했으면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약 1시간가량 진행된 비공개 면담에선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유족 측과 우 위원장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변호사는 면담 후 브리핑에서 "처음에 회의 공개를 부탁했고, 그에 대해 우 위원장이 '언론플레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제가 황당해서 '유족이 이렇게 브리핑하는 게 언론플레이냐'고 따졌다. 이런 태도가 유족과 협의하려는 마음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플레이 관련 발언에 대해 제가 바로 따지니 우 위원장이 사과했다"며 "조카의 편지에도 답장을 전달해 달라고 했고, 그 부분도 행정착오 때문에 빨리 못 받아서 죄송하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왜 언론을 부르지 않느냐고 소리지르기에 '왜 소리 지르시느냐. 언론플레이 하려고 하느냐'고 한 마디 했다"며 "언론플레이라는 말을 쓴다고 화를 내시기에 묵묵히 들었다. 유족이 원하는 것을 청취하는 게 목적이라 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이 요구한 대통령기록물 공개와 관련해선 "오늘 구성된 당내 TF에서 유족이 전달한 내용을 검토하고 상의해 대응할 것"이라며 "국가안보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 이상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서 이런저런 자료가 공개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원론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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