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기요금 인상 국민 고통 가중, 탈원전 책임 끝까지 물어야

국민 생활과 직결된 전기요금이 다음 달부터 인상된다.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 단가가 5원 인상됨에 따라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 부담이 1천535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돼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5%대까지 치솟아 국민 고통이 큰 상황에서 민생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고유가 탓도 있지만 한전 적자가 직접적 요인이 됐다. 무모한 탈원전 정책이 빌미가 돼 한전은 올 1분기에만 7조7천869억 원의 기록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한 해 영업손실은 무려 3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적 초우량기업이던 한전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비정상적인 경영 상태를 정상화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탈원전 등 지난 5년간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됐다"고 했다. 백번 지당한 지적이다. 원전을 짓는 것을 중단하고 준공 시기를 늦추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무리하게 올린 것이 전기요금 인상을 촉발했다. 반세기에 걸친 노력 끝에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원전을 도외시한 탈원전이 낳은 전기요금 인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해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강변하면서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쌓여만 갔고 윤석열 정부에 전기요금 인상 책임을 떠넘긴 꼴이 됐다.

더 큰 문제는 전기요금 인상이 가져올 후폭풍이다. 전기·가스요금을 필두로 공공요금 인상이 줄을 이을 것이고, 물가를 더욱 자극할 우려가 농후하다. 탈원전으로 한전 적자를 누적시키고, 전기요금 인상을 촉발한 문 정부에 대해 정치적·사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그와 함께 한전의 자구 노력과 내부 쇄신도 요구된다. 조직·인원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전기요금 인상 고통을 정부·기업·가계가 분담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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