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북도가 산하 출자·출연기관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공공기관 통·폐합'을 주장해 왔다. 당선 후에는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시(市) 산하 공공기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도(道) 산하기관 운영 실태를 거듭 지적하며 업무가 중복되는 기관 통·폐합 및 효율적 운영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현재 대구시 산하에는 4개 공사·공단과 14개 출자·출연기관이 있다. 경북도 산하 출자·출연 공공기관은 28곳이다. 이 중 일부 기관은 성과급 지급이나 계약직원 채용에 절차상 하자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경영 효율화를 통해 적정 이윤을 내야 함에도 공공성이란 방패 뒤에 숨어 무사안일하게 경영해 온 곳도 있다.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기관도 여러 군데 있다. 선거 공신이나 측근을 기관장으로 선임해 논란이 일어난 곳도 있다.
공공기관에 존재하는 폐단을 바로잡고,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려는 남는다. 먼저 단체장의 측근이 공공기관장 자리에 있다고 그 기관 자체가 공신을 위한 조직은 아니다. 공모를 통해 선임한 전문 기관장을 전임의 측근으로 오해해서도 안 된다. 역할이나 기능에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반드시 유사 기관도 아니다. 역할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재정립해 효율성을 높일 문제이지 통·폐합이 능사는 아니다.
효율성을 평가할 때도 공익성이 강조되는 기관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강조되는 기관을 구별해 따져 봐야 한다. 구성원들이 재단의 목적에 맞게 배치돼 있는지, 전문성에 부합하는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은 돼 있는지도 짚어 봐야 한다. 무엇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어떤 절차와 연구, 논의를 거쳐 통·폐합 대상 공공기관을 결정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장·도지사의 강한 통·폐합 의지를 받들기 위해 또는 성과에 급급해 인수위원회 측이나 몇몇 핵심들이 급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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